[아듀 ‘스우파’] 가비·리헤이·허니제이·아이키의 이야기

[아듀 ‘스우파’] 가비·리헤이·허니제이·아이키의 이야기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한 여덟 크루 리더들.   Mnet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가 막을 내린 지 3일 만에 여덟 크루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9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이 프로그램 종영 간담회에서다. 우여곡절 끝에 결선에 진출한 라치카·코카N버터·홀리뱅·훅의 리더들은 이 자리에서 “댄스 신(scene)을 향한 관심이 ‘스우파’에서 끝나지 않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네 크루 리더들과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스우파’를 끝낸 소감이 궁금하다.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가비(라치카 리더): 첫 녹화에서 약자 지목 배틀을 한 뒤 프로그램이 재밌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쏟아주실 줄은 몰랐다. 전국투어 콘서트가 매진됐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가 관심 한가운데에 있구나’라고 느꼈다.(웃음)
허니제이(홀리뱅 리더): 최정남 PD님이 첫 미팅에서 ‘댄서에게 팬덤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씀하셨을 땐 사실 반신반의했다. 갈수록 관심이 높아져 감사했다. 어느 순간에는 ‘댄스 신을 대표하는 크루 중 하나가 됐으니 책임감을 갖자’는 생각이 들어 더욱 집중했다. 한편으론 (방송에 나오지 않은) 멋진 댄서들이 많은데, 우리만 주목 받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Q. ‘스우파’ 방송 후 어떤 변화를 느꼈나. 
리헤이(코카N버터 리더): 댄서를 향한 시선이 좋아졌다. 놀랍고 감사하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 중 부모님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 ‘스우파’ 이후 그런 부모님을 설득하기가 수월해졌다. 우리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고 화보 주인공이 된다는 사실도 놀랍다.
아이키(훅 리더):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잡지 화보 촬영도 해봤는데, 그때마다 내 포지션이 애매했다. 나는 인플루언서인가, 틱톡커인가, 댄서인가 싶었다. ‘스우파’를 통해 나는 댄서고, 댄서로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달았다.
[아듀 ‘스우파’] 가비·리헤이·허니제이·아이키의 이야기
허니제이(왼쪽), 리헤이.   Mnet
Q. ‘스우파’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비: 제작진이 재밌는 미션과 우리를 자극하는 포맷(형식)을 잘 준비해주셨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주셨다. 출연자들 캐릭터도 다양하고 재밌는 데다 실력도 뛰어나다. 살짝 어필하고 싶은 건…아이키 언니와 제가 재밌는 장면을 만든 영향도 있지 않을까. 하하.
리헤이: 각 팀 색깔이 뚜렷하고 겹치지 않아서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었다. 가비 얘기를 들으니 생각나는데, (허니제이를 가리키며) 우리 둘 없었으면 큰일 났다. 하하. (리헤이와 허니제이는 한 팀에서 활동하다가 갈라선 뒤 ‘스우파’에서 5년 만에 재회했다) 우리가 드라마를 쓰지 않았나.
허니제이: 댄서들은 잃을 게 없다. 그래서 눈치를 안 보고 가식도 없었다. 그 모습을 신선하게 받아들이신 것 같다. 댄스 신이 오랫동안 이어져왔기 때문에 각자 이야기가 있고 진정성도 있었다.


Q. 댄서로 활동하면서 쌓은 경험 중 이번 프로그램에 도움이 된 경험이 있나.
허니제이: 하나를 꼽기가 어렵다. 수많은 대회와 공연에 참여했다. 세 명 앞에서도, 수만 명 앞에서도 춤을 춰봤다. (대회에) 참가도 하고 심사도 했다. 춤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은 다 해 본 것 같다.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다양한 상황과 미션에 대처할 수 있었다.

Q.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
가비: ‘맨 오브 우먼’ 미션 당시 별종으로 여겨지는 많은 분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려고 했다. 그 무대 영상 댓글에 ‘장애가 있는 아들을 생각하며 이 무대를 감상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감사했다. 다른 댓글들도 많았는데, 그 댓글이 워낙 강렬해서 잊히지 않는다.

[아듀 ‘스우파’] 가비·리헤이·허니제이·아이키의 이야기
가비(왼쪽), 아이키
Q. ‘스우파’에서 탄생한 유행어가 많았다. 댄서들 사이에선 어떤 멘트가 화제였나.
가비: 첫 회에 나온 “괜찮으세요?”(YGX 여진이 노제에게 한 말)를 자주 따라한다. 또 다른 명언은…글쎄, “케라라케”?(K팝 퍼포먼스 하면 라치카, 라치카 하면 K팝 퍼포먼스)
리헤이: 내가 한 말인데, “쉽게만 추려면 춤추지 말라고 해”. 진심이었다. 댄서가 발전하려면 여러 영역을 접하고 연습하면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 사람들이 나에게 자주 하는 말은 “나가”(리헤이가 YGX 예리에게 한 말), “겁은 하나도 안 나지”(리헤이가 아이키에게 한 말)다.
아이키: 윤경이가 코카N버터를 보며 “내가 22세만 되면 저 언니보다 더 섹시하지”라고 말한 것을 자주 따라했다.

Q. 허니제이의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라는 말은 어쩌다 나왔나.
허니제이: 당시 분위기가 안 좋았다. ‘워스트 댄서’를 결정하는 배틀이라 다들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우는 댄서들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었다. 배틀이 인생의 전부는 아닌데, 세상 무너진 듯 힘들어하는 댄서들이 안타까웠다. 물론 나도 ‘워스트 댄서’로 지목받아 당황했지만, 배틀 상대였던 모니카 언니와 워낙 친해서 즐기며 배틀할 자신은 있었다. ‘배틀도 즐겁게 할 수 있어. 이렇게 가라앉을 필요 없어’라는 의미로 한 말이었다.

Q. 다른 크루들 무대 중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나.
허니제이: 코카N버터 무대를 보면서 ‘잘 컸다’ ‘멋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코카N버터 댄서들과 내가 계속 같은 팀에 있었다면 볼 수 없었던 무대들이기도 하고. 그래서 홀리뱅 팀원들을 보면서도 ‘이 아이들에게도 내가 뭔가를 막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코카N버터와) 개인적인 사연이 있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리헤이: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도 (평소보다) 조금 더 열심히 연습했다.(웃음) 우리가 매 순간 하는 움직임을 언니(허니제이)가 보게 될 테니. ‘저 이만큼 잘합니다’라고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가비: 훅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 특히 ‘메가 크루’ 미션 영상을 보며 외국 대회 같다는 얘기를 우리끼리 많이 나눴다. 처음엔 아이키에게 ‘노 리스펙트’ 딱지를 붙였지만 지금은 리스펙트한다.
아이키: 나도 이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가비가 선수 쳤다. 하하. ‘메가 크루’ 미션에서 라치카가 한 무대를 정말 좋아한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무대고 내 마음 속 ‘원 픽’이다.

Q. 여성 댄서를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고 느끼나.
허니제이: 보통 ‘여성 댄서’라고 하면 쇼적인 부분이나 볼거리에 치중한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스우파’에서 여자들의 리더십, 열정, 의리, 우정를 보여드리면서 우리를 멋있다고 여기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예쁘다’ ‘섹시하다’가 아니라 ‘멋있다’는 반응이 늘었다.
아이키: 댄서를 꿈꾸는 여성들이 많다. ‘스우파’에 멋진 여성들이 나와서 (댄서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었다.

wild37@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