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10일 천하’ 토스뱅크, 대출영업 왜 막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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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경] ‘10일 천하’ 토스뱅크, 대출영업 왜 막혔나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제 3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 영업을 시작한지 10일만에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위해 토스뱅크 몫으로 배정한 5000억원의 한도가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죠. 당초 토스뱅크는 출범식을 시작하며 ‘필요할 때 적절한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이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약속이 깨지고 말았죠.

토스뱅크가 출범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대출을 중단하게 된 사건은 이전까지 유래가 없던 일입니다.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습니다. 이는 출범 시작부터 징조를 확인할 수 있었죠. 

토스뱅크는 출범 이전 ‘연 2%대 입출금통장’이나 파격적인 조건의 대출로 고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이전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현 상황이 정말 심각한 ‘대출 대란’이 한참이란 것이 문제의 시작이 됐습니다.


올 들어 정부와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해 치솟은 가계대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치솟은 가계대출로 인한 부채는 2분기 기준 1700조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죠. 금융당국은 대출 증가속도를 낮추고자 시중은행에게 ‘가계대출 한도’를 맞추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가이드라인에 맞춰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우리은행이나 NH농협은행 등에서 잇달아 대출을 중단하는 사태가 터져나왔죠. 규제는 인터넷은행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됐습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대출규제가 들어갔고, 갓 출범한 토스뱅크도 규제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알경] ‘10일 천하’ 토스뱅크, 대출영업 왜 막혔나
사진=토스뱅크 홈페이지

토스뱅크에 적용된 대출한도는 5000억원입니다. 이 이상 토스뱅크가 대출은 하고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 토스뱅크가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던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도 총량규제에 포함된 상황. 한도는 더 빠르게 소진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출범 나흘만에 무려 3000억원의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얼마나 대출 수요자들이 자금이 절실한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속도를 조절해야 하다 보니 토스뱅크 가입도 미뤄졌습니다. 대출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잔고가 바닥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토스뱅크 가입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던 이유죠.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토스뱅크는 14일 오전 대출 잔고를 모두 소진했습니다.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에 대출 한도를 늘려달라고 요청사항을 전달했죠. 하지만 금융당국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전달했습니다. 한도를 모두 소진한 토스뱅크로선 결국 대출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토스뱅크는 연말까지 대출 신규 상품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대신에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예금과 같은 은행 서비스를 예정대로 시작합니다. 연 2%금리의 통장과 토스 체크카드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토스뱅크의 대출영업 중단은 대출 실수요자들이 얼마나 절박하고 자금이 필요했는지 알 수 있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대출 실수요자들을 위한 적절한 정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이 빠른 대응방안을 마련하길 바라겠습니다.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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