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참사’ 운전자는 베테랑 버스기사…사고 현장 추모 발길

9명 사망 4명 부상...경찰, 운전자 입건 수사

‘시청역 참사’ 운전자는 베테랑 버스기사…사고 현장 추모 발길
서울 중구 시청역 7번출구 인근 교차로 사고 현장. 사진=임지혜 기자

전날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출구 인근 교차로를 걷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무거워 보였다.

2일 사고 현장은 대부분 수습이 완료돼 있었다. 하지만 사고 흔적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인도 보호 펜스가 파손돼 파란색 임시 펜스가 설치돼 있었다. 충격 여파로 파손된 오토바이가 전날 사고의 충격을 보여줬다. 오토바이 바로 앞에는 국화꽃이 놓여 있었다. 국화꽃이 놓인 펜스에는 누군가 적은 것으로 보이는 추모 메모지가 붙어 있었다. ‘애도를 표하며 고인들의 꿈이 저승에서 이뤄지길 바란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 위로 빗방울이 흘러내렸다.

사고 현장을 지나는 시민 대부분은 국화꽃 앞에서 걸음을 멈춰서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퇴근 후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평범한 사람들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사고 현장을 지나던 두 노인은 사고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한 노인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했다는 뉴스를 듣고 믿을 수가 없었다”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날 퇴근길에 사고 현장을 목격한 직장인 김모(38)씨는 “차가 종이처럼 구겨져 있고, 차선이 전부 막혀 ‘저기 무슨 큰 일이 났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 무서웠다. 항상 출퇴근하는 길인데 야근이 아니었다면 위험했겠단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늘 사람이 많은 교차로인데, 정말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박모(39)씨도 “회식하면 자주 다니는 길인데 사고 소식을 듣고 너무 무서웠다”며 “출근길에도 지나오는데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청역 참사’ 운전자는 베테랑 버스기사…사고 현장 추모 발길
1일 시청역 인근 사고 현장 일대. 독자 제공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후 9시27분 시청역 7번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사고 차량은 일반 동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며 돌진, 도로에 있던 차량을 추돌한 뒤 왼편 인도로 돌진해 안전 펜스를 뚫고 보행자들을 쳤다. 이날 사고로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고 차량 운전자 A(68)씨는 급발진을 주장한 상태다.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동승자인 A씨의 60대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경기도 안산 소재 버스 회사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40여년 운전 경력을 가졌다고 한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급발진 근거는 현재까지 피의자 측 진술뿐이고 급발진이라고 해도 적용 혐의가 달라지지 않는다”며 “추가 확인을 위해 차량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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