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흥행 가능할까 [쿡기자가 해봤다]

엔씨소프트 신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 리뷰
업데이트 이후 ‘환골탈태’로 기대감 충족하기 시작
착해진 BM 각광…성패는 ‘TL만의 매력 찾기’에 달려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흥행 가능할까 [쿡기자가 해봤다]
엔씨소프트 야심작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국내와 해외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엔씨는 출시 6일 만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는 등 초반 이용자 마음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

출시 2주차에 접어든 엔씨소프트 야심작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가 PC방 순위 20위권을 전전하며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일 기준 TL은 주간 PC방 점유율 순위 23위, 일간 순위는 20위에 랭크됐다. 엔씨가 11년간 무려 1000억원을 투자해 만든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라는 점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초반 부진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엔씨는 출시 6일 만에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국민 MMORPG로 자리잡은 스마일게이트의 역작 ‘로스트아크’는 2018년 출시 당시 첫 날 동시 접속자가 25만명에 달했고, 순차적으로 35만명까지 동접자가 증가하면서 대작 게임의 길을 걸었다. 반면 엔씨는 TL 동접자가 서비스 개시 20분 만에 5만6000명이었다고 공개한 것 외에는 별도의 수치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이 때문에 기대를 밑도는 성과를 반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TL의 2024년 국내 매출 추정치를 2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하향(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 한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등장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일단 TL은 초기 프로젝트 단계에서부터 김택진 대표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MMORPG’라고 콘셉트를 가져갔던 작품이다. 그에 걸맞게, 현재 해외 이용자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당초 PC는 물론 콘솔 시장을 겨냥했던 작품 답게, PC에 콘솔 컨트롤러를 연결하면 인게임 UI가 즉각 콘솔 전용으로 변경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 때문에 엔씨가 내년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해외에 정식 론칭할 TL은 흥행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쿠키뉴스 게임&스포츠팀 기자(이영재⋅김찬홍⋅차종관)들이 직접 TL을 플레이 해봤다.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흥행 가능할까 [쿡기자가 해봤다]
TL 전투 장면. 근접전에서 대검을 휘두르다 거리를 벌리면서 활을 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투를 수행하 수 있다.

업데이트 이후 ‘다른 게임’이 됐다

이영재: 출시 일주일도 채 되기 전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면서 이용자 의견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레벨 하나 올리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것이 과거 MMORPG 특색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TL도 출시 초반에는 그런 느낌이 살짝 있었다. 

김찬홍: 우선 자동 사냥 대신 수동 사냥으로 바뀌면서 괜찮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레벨업이 힘들다고 느꼈는데, 업데이트 이후 빠르게 레벨업이 되고 보상이 늘었다는 건 체감이 됐다.

차종관: CBT때 평이 정말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자동 사냥과 자동 이동 등을 삭제한다고 해서 괜찮아질까 의구심도 있었는데, 실제로 많이 개선된 모습이었다. 

이영재: 자동 사냥을 없앤 부분은 나 역시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었다. 일각에서는 TL이 ‘더 리니지’가 아니겠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는데, 엔씨는 ‘탈 리니지’를 선언하며 완전히 새로운 IP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김찬홍: 리니지와 다르다는 느낌도 분명히 들었다. 다만 TL만의 개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부분은 아쉽게 느껴진다. ‘평범한 MMORPG 게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종관: 일반적인 MMORPG구나 싶었던 것 같다.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은 익숙한 식사 같은 느낌. MMORPG를 많이 해본 사람에게는 다소 익숙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흥행 가능할까 [쿡기자가 해봤다]
TL 장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자유로운 이동. 달릴 때는 늑대로, 공중에선 새로, 물에선 헤엄을 칠 수 있도록 변신한다.

그래픽 훌륭하고 이동 경험 신선…한국어 풀더빙도 매력 요소

이영재: 초반에 직업을 고르는 단계가 없다는 점이 신선했다. 인게임 내 튜토리얼 등을 통해 무기를 바꿔가며 싸우는 전투 방식을 체득하고, 향후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개척해 나간다는 점에서 분명 재미 요소는 있는데 다소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차종관: 훌륭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무기만 써서 게임에 대한 경험을 축소하는 것보다, 여러 무기를 사용하도록 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좋다. 자신에게 맞는 무기 조합을 바꿔가며 플레이하면 그때마다 새로울 것이다.

김찬홍: 개인적으로 신선한 부분 중 하나였다. 보통 다른 MMORPG들은 직업을 선택하고 그에 맞게 특성, 스킬, 아이템을 가져가는 데 TL은 직업 대신 무기의 종류를 바꿔가며 변화를 줄 수 있었다. 다만 어떤 조합이 좋다는 건 받지 못해 나는 그냥 대검으로만 공격과 방어를 하는 방향으로 플레이를 했다. 다른 아이템을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했다.

이영재: 여타 MMORPG와 달리, 시작 단계에서부터 별다른 장비 없이 변신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 역시 변신해서 활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에서는 변신을 통해 빠르게 헤엄쳐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 요소였다.

차종관: 이용자들의 호평이 많았던 부분으로 알고 있다. 물에 들어가면 수달 같은 모양으로, 하늘에서는 새로, 땅에서는 늑대로 변신한다. 답답했던 이동 속도를 많이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단순히 이동한다는 경험조차 귀여워져서 좋았던 것 같다. 

김찬홍: 탈것이나 날것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결국 ‘착한 BM’을 충족시킨 부분이라고 본다. 또한 변신에 대한 등급도 같아서 컬렉션을 모으는 데 부담이 없다는 점도 만족했다. 게임 초반부터 이런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라이트 유저를 상당히 만족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물에서는 자동 변신이 되는 점은 아쉬웠다. 그냥 인간도 수영할 수 있는데…(웃음)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흥행 가능할까 [쿡기자가 해봤다]
압도적인 그래픽으로 호평 받고 있는 엔씨 야심작 쓰론 앤 리버티(TL).

이영재: 다른 건 몰라도 전반적으로 그래픽은 정말 훌륭하다는 평가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NPC를 포함한 캐릭터 그래픽이 매우 훌륭하게 느껴졌다.

김찬홍: 그래픽은 눈길이 갔다. 특히 사냥터에서는 각 사냥터나 마을의 이름에 맞게 개성이 잘 드러난 느낌이었다. 이외에도 세밀한 부분에서 TL의 그래픽이 잘 돼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종관: 최신 게임인만큼 그래픽은 좋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최적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듯 저사양에서도 나쁘지 않게 돌아가는 모습도 보인다. 특히 저사양 환경에서도 TL의 그래픽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디테일하게 표현을 해주고 있어 만족스러웠다. 그 흔한 ‘찰흙 그래픽’이 없어서 좋았달까.

이영재: NPC와 대화도 더빙을 통해 한국어로 구성됐다. 이 부분도 퀄리티가 상당하다고 느꼈다.

차종관: 더빙이 돼 있어 좋은 것 같다. 만약 자막만 띄워져 있는 형태면 다소 지루했을 것 같다. 특히 퀘스트를 깰 때마다 스토리 라인에 대해 설명해주는 내레이션이 나와 진행 상황을 이해하기 좋았다.

김찬홍: 나 역시 크게 어색하다고 느끼진 못했다. NPC 개개인마다 다른 목소리라서 디테일에 신경을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NPC 외관에 맞는 더빙이었던지라 몰입감이 더욱 배가 됐다.

이영재: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얘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요즘 나오는 MMORPG들은 특히 이 부분에 신경을 쓰는데, TL은 어땠는지.

차종관: 조금만 손을 쓴다면 이용자들이 각자 원하는 비주얼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보였다. TL이 커스터마이징에도 힘을 기울였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김찬홍: MMORPG를 즐겨하는 사람에게는 커스터마이징이 상당히 중요한 편인데, 이 부분도 잘 잡았다고 본다. 커스터마이징을 할 때 나는 한 20~30분 정도 시간을 소요했다. 그만큼 디테일하게 내가 원하는 외관을 가져갈 수 있었다. 다만 아이템을 쓰다보니 얼굴이 결국 가려졌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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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현장에서 많은 인파가 몰린 엔씨 부스. 엔씨소프트

BM 착해졌지만 매력적인 요소 더 필요…날씨 시스템은 아직 체감 어려워

이영재: 리니지와 결이 다른 BM을 선보이겠다는 약속은 대체로 잘 지켰다는 평가가 많다. 대략 2만원대 패스 요금제 정도만 구매해도 현재 플레이에 지장이 없는 것 같은데.

김찬홍: 무리하게 과금 요소를 안 잡은 것은 칭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 배틀 패스를 추구하던 게임들이 좋지 않았던 성적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게임이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확률 뽑기를 줄인 만큼 유료 아이템 외관이 주는 맛이 더 커야 하지 않을까.

차종관: 게임을 하면서 아직까지 과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리니지와 결이 다른 BM을 선보인 것은 좋지만, 반대로 과금 요소가 매력적이지 않은 부분은 수정이 필요하다.

이영재: 날씨 시스템이 도입된 점도 화제였다. 아직 저레벨 플레이어라서 크게 체감하지 못했는데, 어땠는지.

김찬홍: 날씨 시스템이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 정말 날씨 시스템으로 인해 극적인 상황이 펼쳐진 것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날씨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여러 장면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좋게 느껴진다. 날씨 외에도 시간적인 흐름에 따른 배경 변화도 좋았다.

차종관: 아직은 날씨 시스템을 통해 전투에서 효험을 본다든지 변화점을 체험하지 못했다. 다만 늘 날이 맑은 것 보다 실시간으로 환경이 변하는 점은 리얼한 오픈월드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영재: 본격적인 플레이에 따른 퀘스트 수행은 ‘자동’ 요소가 대부분 사라진 만큼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김찬홍: 메인 퀘스트가 가장 위쪽에 표기됐다면 좋지 않을까. 또한 색깔로도 인지를 시켜주거나. 가끔 스토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다른 퀘스트와 차이를 느끼지 못해 ‘내가 지금 무슨 퀘스트를 해야하지?’란 착오가 있긴 했다.

차종관: 초반에는 단순 이동하거나 컷신만을 보는 퀘스트가 많다. 게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퀘스트가 제공됐으면 한다.

이영재: 퀘스트 수행을 위해 이동하는 거리도 상당한 편이었다. 변신해서 갈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지루하지는 않았는데, 그럼에도 동선은 꽤 길었다.

김찬홍: 처음에는 이동거리가 긴 것에 대해 불만이기도 했다. 그러니 순간이동을 꼭 활용해야 한다. 순간이동을 활용 못한다면 시간을 크게 날릴 것이다. 내가 그랬다. 그래도 게임을 하면서 광활한 스케일에 많이 놀라긴 했다. 정말 스케일로 인한 감탄은 몇 차례나 했던 것 같다.

차종관: 빠른 이동이 가능한 구간이 있어 근처 구간까지 이동한 뒤 동물로 변해 이동했다. 그렇게 하니 조금 나았다. 빠른 이동이 어려운 새로운 개척지는 직접 찾아가야 해서 시간이 한참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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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옥 PD 등 TL 개발진이 지스타 현장에서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엔씨소프트

TL만이 갖는 장점이 있었으면

이영재: 마스코트 캐릭터로 등장하는 ‘아미토이’가 개인적으로는 귀여웠다.

차종관: 처음엔 이 친구가 왜 등장하나 싶었다. 그래도 딱딱하게 묘사될 수 있는 중세 배경을 많이 누그러뜨려준 것 같아 존재 의미는 있다. 스토리 진행 시 감초 역할도 해주는 것 같다.

김찬홍: 처음에는 아미토이가 왜 있는 건가 싶었다. 엔씨의 무리한 지식재산권(IP) 확장이 아닐까 싶었다. 헤르피가 중세 시대에 있는 느낌이 처음에는 낯설었다. 그래도 귀여우니 봐줬다(웃음). 농담이고, 그래도 아미토이들이 길라잡이 역할을 하면서 스토리 진행에 있어 잘 녹아든 느낌이었다.

이영재: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플레이 초반 시점으로 넘어가서 튜토리얼 종료 후 등장하는 그래픽도 인상적이었다. 김택진 대표를 비롯해 안종옥 PD 등 개발진 이름이 등장하는데 마치 영화 엔딩 크레딧을 보는 것 같았다.

김찬홍: 자신감이지 않았을까. 흡사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보통 크레딧은 별도로 빼놓는 편인데, 그렇게 오프닝 쪽에 배치했다는 건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본다. 또한 첫 스토리 이후 크레딧을 배치하면서 잠시 쉬어가는 느낌이 들어 좋긴 했다.

차종관: 패키지 게임의 경우 종종 있는 것 같다. 다만 온라인 MMORPG에서 시도했다는 게 특이한 점이다. 패키지 게임에 비견될 만큼 서사에 자신이 있다는 것으로 느껴졌다.

이영재: 마지막으로, TL은 성공할 수 있을까. 국내 이용자와 해외 이용자 리뷰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상황이다. 

김찬홍: 결국 PC방 점유율도 아직까지는 20위권에 머물고 있으니 기대 이하라면 기대 이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게임은 모른다. 그 로아도 초반에 흥행다다가 고꾸라지면서 암흑기를 맞기도 했다. 결국 엔씨에 달린 셈이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야 TL을 찾을 것이다.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흥행 가능할까 [쿡기자가 해봤다]
엔씨가 지난 11년간 무려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만든 야심작 TL. 엔씨소프트

이영재⋅김찬홍⋅차종관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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