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영업이익 1년새 65% 감소…“경제 위기감 팽배”

4대 그룹 영업이익 1년새 65% 감소…“경제 위기감 팽배”
서울 도심 풍경. 사진=곽경근 대기자 

지난해 국내 4대 그룹의 영업이익이 1년 사이 65% 이상 감소했다. 대한민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4일 ‘국내 4대 그룹 주요 계열사 2022년과 2023년 영업이익 변동 현황’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지난해 4대 그룹이 공정위에 제출한 국내 계열사 현황 중 이달 19일까지 감사보고서 또는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06개 기업이다. 영업이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조사에 따르면 4대 그룹에 포함된 국내 계열사 306곳의 지난해 영업이익 총액은 24조1580억원에 그쳤다. 전년도인 2022년 영업이익 71조9182억원에 비하면 1년 사이 47조4000억원이 사라진 셈이다. 영업이익 감소율은 65.9%에 달한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그룹의 영업이익 감소액이 가장 컸다. 삼성 계열사 59곳의 2022년 영업이익 규모는 38조7465억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8363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 감소율은 92.7%다.

삼성전자 외에 △삼성전기 6749억원↓(2022년 7996억원→23년 1247억원) △삼성디스플레이 6302억원↓(4조 3998억원→3조 7696억원) △삼성SDI 4225억원↓(1조 108억원→5883억원) 등도 1년 새 영업이익이 1000억원 넘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2022년 9151억원 영업적자에서 허덕이다 지난해 2569억원 이상 영업흑자로 돌아서 대조를 보였다. 비(非)금융사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1년 새 2361억원(9680억원→1조 2041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 계열사 135곳의 영업이익도 2022년 19조1461억원에서 지난해 3조9162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 하락률은 79.5%로 집계됐다. 특히 SK하이닉스와 SK에너지 두 곳의 영업이익 하락세가 악재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만 해도 영업이익이 7조6609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4조6721억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1년 새 12조원 이상 쪼그라들면서 그룹 전체의 영업이익 구도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SK에너지도 2조5923억원에서 4018억원으로 1년 새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발했다.

반면 선방한 곳도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는 1년 사이 4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6113억원에서 1조2354억원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SK도 1조1086억원에서 1조5504억원으로 1년 새 4417억원 이상 늘었다.

LG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영업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LG그룹 계열사 48곳의 2022년 영업이익은 1조4429억원이었는데, 지난해 2707억원 넘게 영업적자를 봤다. LG전자는 1107억원에서 5767억원으로 1년 새 4659억원 넘게 이익이 증가하며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3조8841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도 2022년 1조522억원 영업이익에서 지난해 1091억원 적자로 주저앉으면서 그룹 전체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4대 그룹 중에서는 유일하게 현대차그룹만 영업이익이 40% 넘게 증가했다. 조사 대상 50개 계열사의 2022년 영업이익은 12조5827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18조362억원으로 1년 새 5조 4535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 증가율만 해도 43.3%다. 현대차는 2022년 2조8285억원에서 2023년에 6조6709억원으로 1년 새 3조8424억원 증가했고, 기아도 3조8억원에서 6조3056억원으로 3조3047억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대차 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제철은 1조4647억원에서 6503억원으로 1년 새 영업이익이 8143억원 줄었고, 현대글로비스는 1조5957억원에서 1조565억원으로 영업이익이 5391억원 감소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국내 핵심 기업인 삼성, SK, LG의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에도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경영 실적이 호전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작년 대비 기준이 아닌 2020년~2022년 상황과 비교해 얼마나 경영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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