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통화정책 정상화, 내년 춘투 이후 전망...엔화 매수 시점은

일본 통화정책 정상화, 내년 춘투 이후 전망...엔화 매수 시점은
쿠키뉴스 자료사진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이 내년 봄 춘투 임금 협상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BOJ는 12월 금융정책회의 성명문에서 대내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대내 경제 여건만 보면 BOJ가 정상화하기 충분해 보이지만,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 원자재 가격, 임금-가격 결정 매커니즘 등을 우려해 정상화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BOJ는 지난 18~19일 이틀간 열린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BOJ 결정 이후 엔달러 환율은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해 144엔까지 상승(엔화 절하), 일본 10년물 금리는 0.64% 아래까지 하락했다.


박 연구원은 “BOJ는 정책 정상화 시점을 내년 춘투(봄철 노사협상)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BOJ 정상화도, 엔화 매수 시점도 4월 이후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내년 춘투에서 큰 폭의 임금 상승이 이뤄질 경우 내수 소비 진작과 안정적인 물가 상승세가 이어져 일본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 종료 수순을 밟게 될 확률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미즈노증권의 우에노 야스야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닛케이를 통해 “금융정책 정상화의 큰 발걸음인 마이너스 금리 해제는 시간 문제라는 것이 시장의 인식”이라며 “다만 (2007년 이후) 약 17년 만의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내년 춘투에서 충분한 임금 인상률이 확보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이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경제학자의 80%가 일본은행이 내년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중 절반은 4월을 가장 유력한 시기로 꼽았다.

다만 BOJ의 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여전히 고려할 점은 BOJ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라며 “엔화를 선제적으로 매수하기 보다는 BOJ가 실제로 정상화를 단행하는지 확인한 후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단기적인 엔화 매수를 생각한다면 달러가 결정요인이 될 것”이라며 “엔화가 충분히 절하된 만큼 앞으로의 절상 폭 또한 더 클 것이기 때문에 약달러가 전개될 때 엔·원 환율 상승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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