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김정숙 여사 ‘옷값’ 파문에 “남의 옷장 열지 마라”

“호랑이 관심 높은 인도 총리에 맞춘 것”
“여사 옷장 안에 여사 옷만 있다”

탁현민, 김정숙 여사 ‘옷값’ 파문에 “남의 옷장 열지 마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공식행사 의사 구입에 특수활동비가 쓰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어처구니 없다”며 반박했다.

탁 비서관은 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사님의 브로치는 명품도 아니고, 명품처럼 보이려 했던 것도 아니다”라며 “여사님이 그 브로치를 착용한 것은 더 어마어마한 의도가 있었는데 바로 ‘인도’라는 국가에 대한 배려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 브로치를 착용한 날, 여사님은 인도 유학생·인도 배우·인도 대사 등과 함께 발리우드 영화 ‘당갈’을 관람했다”며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앞두고 기획된 행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의 전통의상인 ‘사리’를 입는 것까지도 고민해 보았지만 과한 듯해, 바지정장에 호랑이 모양의 브로치를 다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탁 비서관은 “인도는 총리가 세계 호랑이의 날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호랑이에 대한 관심이 높은 나라”라며 “우리는 그 사실을 보고드렸다. 그러자 여사님은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브로치 중 가장 어울리는 것을 선택해 착용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얼척없는 브로치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여사님이 전부터 가지고 계시던 본인의 브로치를 착용하셨다는 것과 참석자들로부터 그 브로치가 그날 그 자리에 잘 어울렸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한다. 허락없이 남의 옷장을 열면 안 된다”며 “이게 상식이고 도덕이다. 여사님의 옷장 안에는 여사님의 옷만 있다”고 했다.

탁현민, 김정숙 여사 ‘옷값’ 파문에 “남의 옷장 열지 마라”
김 여사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 여사의 브로치를 두고 2억원 상당의 고가의 명품 브로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여사가 공식행사 당시 입었던 옷이나 액세서리 사진 등을 모아 개수를 새고 가격대를 추정하는 등 대조활동까지 이어졌다. 

청와대 측은 김 여사 의상 구입에 청와대 특수활동비가 쓰였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김 여사의 옷은 사비로 샀거나 주최 측으로부터 지원받아 사용한 후 반납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반박이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29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 여사 공식 행사 의상 관련 특활비 사용 등 근거 없는 주장 제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임기 중 대통령 배우자로서 의류구입 목적으로 특활비 등 국가 예산 편성해 사용한 바 없고 사비로 부담했다”고 밝혔다. 

이어 “순방과 국제행사에서 지원받은 건 기증하거나 반납했다”며 “국가 간 정상회담이나 국빈 해외방문 등 공식 활동 수행 시 국가원수, 영부인으로서의 외부활동과 의전비용은 행사 부대비용으로 엄격한 내부 절차에 따라 필요 최소한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 부대변인은 “대통령비서실의 특활비는 국방·외교·안보 등 사유로 구체적인 공개가 어렵다는 점을 빌미로 무분별하게 사실과 다른 점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특활비 사용 의혹을 부인했다.

김 여사가 착용한 브로치가 2억원이 넘는 까르띠에 제품이라는 주장도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억짜리라고 하는 브로치가 아니라는 점은 오늘 까르띠에 측도 확인해준 걸로 봤다”며 “표범 모양의 모든 브로치가 어떤 특정 제품의 모조품이고 가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탁현민, 김정숙 여사 ‘옷값’ 파문에 “남의 옷장 열지 마라”
청와대.   쿠키뉴스DB

 

이번 논란은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맹이 지난 2018년 6월 ‘김 여사의 의상·액세서리·구두 등 품위 유지를 위한 의전 비용과 관련된 정부의 예산편성 금액 및 지출 실적’ 등을 요구하는 정보공개청구에 나서면서 촉발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비서실에 편성된 특활비에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내용이 포함됐고, 세부 지출내역에 국가안보 관련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공방은 소송으로 이어졌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10일 ‘비공개 대상’이라는 청와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특활비 지출결의서와 운영지침은 물론 김 여사 의전 비용과 관련된 예산 편성 금액과 일자별 지출 내용까지 개인 정보를 뺀 대부분 내용을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국민의 알 권리와 정보공개 제도의 취지, 또 공개될 경우 공익을 해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법원의 판결에 항소했다.

청와대의 항소에 따라 5월9일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특활비 지출결의서와 운영지침, 김 여사 의전 비용 예산 편성 금액과 지출 내용 등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돼 최장 15년간 비공개될 전망이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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