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들춰보기] '카트라이더:드리프트' 반쪽짜리 리메이크일까

[게임 들춰보기] '카트라이더:드리프트' 반쪽짜리 리메이크일까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넥슨은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팬페스티벌(X2019)’에서 ‘카트라이더:드리프트’의 첫선을 보이고 한 달 뒤 1차 글로벌 CBT를 실시했다. 이후 약 6개월 만에 두 번째 글로벌 CBT를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진행했다.

언리얼 엔진4로 개발 중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과 HDR 기술을 적용했다. 원작과 달리 3D로 카트라이더를 즐길 수 있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맵 전체가 3D로 변경되면서 좀 더 현실적인 레이싱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더욱 원작에 가깝게 계승한 주행감과 최적화한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 신규 콘텐츠 등을 검증하며 일부 국가를 제외한 아시아,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전역에 PC와 Xbox 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했다.


▲ 1차 CBT 단점 보완, 새로운 기능도 선보여

이번 2차 CBT에선 1차 CBT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물리 엔진이 개선되면서 유저들의 플레이가 편안해졌다. 1차 CBT 당시엔 카트 바디가 서로 충돌하면 카트가 위로 겹치는 현상을 비롯해 다양한 버그가 존재했지만, 2차 CBT에서는 이런 현상을 최대한 개선해 게임을 즐기는 데 큰 장애요소가 없었다. 

2차 CBT에서 새롭게 도입된 ‘레이싱 패스’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레이싱 패스’는 일반과 프리미엄으로 구성되는데 게임 플레이, 챌린지를 통해 티어를 올리면 단계별로 카트 바디, 캐릭터 등 다양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전작과 달리 과금 압박을 최소화하려고 애썼다는 인상을 줬다. 

온라인에서 플레이한 게이머의 주행 데이터가 기록돼 실제 필드에서 구현이 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특정 유저의 기록만 연습 삼아 플레이 할 순 없지만 주행 궤적이나 랩타임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전의 레이싱 게임처럼 쉐도우 기능을 도입해 조금 더 유저들의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 속도감, 효과음 극대화시킨 ‘카트라이더:드리프트’

기존 ‘카트라이더’는 2D 기술의 한계로 인해 속도감을 즐기기 어려웠다. 하지만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주행 중에 속도감을 최대한 느낄 수 있게끔 다양한 효과를 게임 내에서 구현했다.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3인칭 관점임에도 불구하고 배경이나 방해물 등 시각적 효과를 입혀 본인이 직접 레이싱을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속도가 올라갈수록 배경과 속도 계기판 등이 흔들리는데, 흡사 1인칭 게임을 즐기는 듯한 착시감을 준다. 또 어두운 맵에서는 카트바디에서 자동적으로 라이트가 켜지는 등 전작에 비해 생동감이 크게 늘었다. 원작과 달리 백미러 이미지도 더 깔끔하게 구현됐다.

효과음도 크게 달라졌다. 게임이 끝나기 10초 전에 울리는 카운트에 BGM이 더해졌다. 시간이 줄어들수록 카운트 효과음도 더욱 촉박해져, 긴장감을 더한다. 또한 동굴, 다리 등 트랙의 특정 구간의 음향도 바뀌어 현장감도 더했다.

또한 스피드전과 달리 아이템전의 경우에는 아이템 사용시 다양한 이펙트를 도입해 좀 더 보는 맛을 더했다. ‘카트라이더’에서는 모든 아이템 사용 모션이 던지는 형태로만 표현됐는데, 이번 신작에서는 미사일을 사용하면 바주카포를 들거나 실드를 사용하면 실제 방패가 나타난다. 상대 아이템에 피격을 당할 시 캐릭터들의 표정 변화도 눈에 띈다.


▲ ‘나만의 작고 소중한 카트’

카트 바디도 전작과 달리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 이전에는 ‘파라곤X’ ‘드래곤 세이버’ 등등 능력치가 좋은 카트 바디만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다. 유저들이 적게는 10만원에서 몇 백만원을 투자해야 원하는 카트 바디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카트라이더:드리프트’에서는 모든 카트바디들의 종합 능력치가 400으로 모두 똑같다. 대신 카트 바디 마다 코너링, 부스터 속도 등의 세부 능력치만 조정해 유저들이 본인의 입맛에 맞는 카트 바디를 고르도록 설정했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이전과 달리 카트 바디의 외관을 바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이 존재한다. 카트 바디에 프론트, 사이드, 리어, 휠, 부스터 등을 다른 디자인의 부품으로 갈아 끼울 수 있으며, 페인트칠을 할 수 있다. 또 레이어 편집을 통해서는 이니셜을 새기거나, 스티커를 붙여 나만의 개성 있는 카트 바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필자도 약 한 시간 동안 카트 바디 커스터마이징에 도전해봤다. 하지만 미적 감각이 부족해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그래도 나만의 카트 바디라고 생각하니 성취감이 컸다.


▲ 원작에서 3D 모델링만? 색다른 점 없어 아쉬워

긍정적인 요소도 존재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테스트 버전임을 감안해도 게임이 많이 불안했다. 게임을 실행한 후 언리얼 엔진 버그 리포트와 함께 게임이 강제로 종료되는 현상이 자주 보였다. 약 5시간 동안 게임을 하면서 10번 가까이 게임이 종료됐다. 옆에서 같이 게임을 즐기던 유저도 비슷한 현상을 계속 겪었다.

[게임 들춰보기] '카트라이더:드리프트' 반쪽짜리 리메이크일까

이번 작품에 앞서 먼저 나온 모바일 버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비교한다면 다소 진입장벽이 느껴진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경우 듀토리얼을 비롯해 드리프트 기술들을 직접 배울 수 있지만 ‘카트라이더:드리프트’에서는 볼 수 없다. '톡톡이' '커팅' 등 다양한 드리프트 기능을 연습할 수 없어 어려움을 느끼는 유저가 많았다.

기존의 작품에서 호평을 받았던 라이센스 시스템도 이번 CBT에서는 도입되지 않아 유저들 간의 격차가 크게 느껴졌다. 이미 원작이 ‘고인물 게임’으로 불리고 있는 가운데 신작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빨리 해결할 필요가 있다. 조작 컨트롤 난이도를 줄여 초보자도 쉽게 입문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캐릭터 색상이 고정돼 있어 피아 구분이 어려운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물론 캐릭터의 외관에 팀 고유의 색이 덮여있어 구별이 어느정도는 가능하지만, 완벽하다고 볼 수 없었다.

가장 뼈아팠던 건 ‘카트라이더:드리프트’만의 개성이 없다는 점이었다. 두 번의 CBT에서 맵을 비롯해 아이템전, 스피드전 등 게임 구성이 전작과 다른 점이 없다. 신작이라는 느낌보다는 기존의 게임이 3D로 모델링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 CBT에서도 16개의 맵이 나왔는데 전작의 맵을 그대로 내놓았다. 여기에 ‘카트라이더:드리프트’의 최소 사양이 원작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라 원작을 즐기는 유저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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