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사수’ vs 양정숙 ‘제명’… 민주당 온도차

대내외 비난 커져도 ‘관망’ 입장, 유지배경에 ‘정치적 계산’ 분석도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더불어시민당 출신 당선인들의 ‘도덕성’ 문제가 더불어민주당의 ‘차별’ 문제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부동산 명의신탁 등 탈세혐의를 받고 있는 양정숙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출신으로 위안부 피해자 지원활동 중 횡령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 때문이다.

총선 직후 양정숙 당선인의 부동산 명의신탁을 통한 탈세 의혹, 정수장학회 출신 모임 임원 전력, 진경준 전 검사장 변호인단 참여 전력 등이 문제됐다. 이에 시민당은 논란이 불거진 지 20여일 만에 윤리위원회를 열고 양 당선인을 제명했다. 민주당과는 검찰고발도 단행했다.

반면 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윤미향 당선인의 정의연 이사장 시절 성금 및 위안부 지원문제 등을 제기한 후 10여일이 지났지만, 민주당은 지금까지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고 ‘관망’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윤 당선인 관련 의혹이 기부금 집행문제로 시작해 자녀유학비로의 유용의혹, 피해할머니들의 ‘쉼터’ 매입·매각 과정에서의 수상한 금전거래정황, 쉼터 관리 및 운영 과정에서의 문제 등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양정숙 당선인과 윤미향 당선인의 의혹에 대처하는 민주당의 태도가 너무 다르다”며 “양 당선인은 문제가 불거지자 즉각적으로 제명과 고발조치를 취한데 반해 윤 당선인에 대해서는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안의 중요성을 따졌을 때 양 당선인의 개인적인 비위문제에 불과하다. 반대로 윤 당선인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위안부 피해자들과 기부자들의 기대와 믿음을 깬 사회적 문제다. 경중을 따진다면 윤 당선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그런데 민주당의 행태는 반대”라며 두 사안을 두고 다른 태도를 보이는 민주당의 입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래통합당 장능인 상근부대변인도 “양 당선인 사건은 결국 부동산 투기와 탈세 같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라면, 윤 당선인 사건은 수천여명 후원자들의 돈을 횡령한 위선적이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동으로 볼 수 있어 사실이라면 더 큰 일”이라고 봤다.

윤미향 ‘사수’ vs 양정숙 ‘제명’… 민주당 온도차

나아가 민주당이 두 당선인 문제를 다루는 태도가 서로 다른 것을 두고 “내부의 정치적 필요성이나, 지지 세력 혹은 사회적 관심도의 차이, 친문세력과의 연관성 등이 (입장차의) 뒤에 있는 듯하다”면서 “제명도 선택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우리는 모르는 기준 같은 것이 있는 겉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결코 차이를 두거나 다른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조치가 다른 것”이라며 “양 당선인은 개인의 비리다. 그리고 그 비리의 규모를 숨긴 것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 건은 분명 적절치 않은 부분은 있지만 의혹으로 처리를 결정할 수는 없지 않냐”고 했다.

덧붙여 “사과는 했지만 설명하는 과정 등이 적절치 않은 부분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사실로만 말하면 아버지건만 있다. 의혹은 많지만 아직 횡령 등이 밝혀진 것도 아니다. 횡령이 나오면 또 달라지겠지만 현재로는 사안에 대한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며 “심각하고 무겁게 사안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민주당과 윤 당선인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여론의 움직임도 점차 부정적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정치평론가이자 여론분석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양정숙 당선인과 윤미향 당선인 건은 민주당이 주도해온 부동산 정책과 한일관계 관련 문제”라며 “지금처럼 계속 흔들리면 중도층과 수도권, 2030세대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양정숙은 개인의 문제지만 윤미향은 위안부 피해자와의 관계가 얽혀 있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돈 문제와 가족 문제, 정치 공학적 문제가 있어 쉽게 소명이 안 되고 늘어지게 되면 현 정부의 공정성 문제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렇다고 민주당 입장에서 양 당선인처럼 제명을 하기도 쉽지 않아 곤혹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도 추측했다. 배 소장은 “양 당선인은 개인적 평가로 영입이 됐지만 윤 당선인은 위안부 문제나 한일관계와 관련이 있어 쉽게 제명하기 힘들 것”이라며 “(민주당 입장에서) 더 부담스럽고 고통스럽지만 고민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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