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재난지원금 두고 갈등 표출…劉 “악성 포퓰리즘” vs 黃 “민생 챙겨야”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 재난지원금을 두고 미래통합당(통합당) 내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 등 지도부는 전 국민으로 지원 범위를 늘렸지만 일각에서 이를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악성 포퓰리즘의 공범이 될 수는 없다”며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을 비난해왔던 우리 당의 대표가 지난 5일 ‘전 국민에게 50만원씩 주자’고 나왔다. 대부분의 정당이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다. 이건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은 허경영씨가 이끄는 정당이다. 20세 이상 국민에게 1인당 150만원의 국민배당금 지급 등을 공약했다. 

유 의원은 “국가가 쓸 수 있는 돈은 세금과 국채발행으로 마련한 부채뿐”이라며 “이 돈은 문재인 대통령이나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돈이 아닌 국민의 돈이다. 코로나 경제공황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원칙을 세워서 한정된 재원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난한 국민들에게 개인안전망을 지속 제공할 것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금융기관, 기업 등이 도산하지 않도록 기업안전망을 제공할 것을 제시했다. 개인안전망은 무상으로, 기업안전망은 유상의 저리융자 또는 일부 무상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유 의원은 당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표를 매수하는 악성 포퓰리즘을 가장 앞장서서 막아야 할 정당이 건전보수 정당”이라며 “이러한 정당을 자임하는 통합당이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원금은 1인 가구 40만원, 2인 가구 60만원, 3인 가구 80만원, 4인 이상 가구 100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건강보험료가 1인 가구는 약 8만 8000원, 2인 15만 원, 3인 19만 5000원, 4인 23만 7000원 이하면 지원 대상이다. 그러나 여당과 통합당, 민생당, 정의당 등 정치권 곳곳에서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매표행위’라고 규탄해온 통합당은 지난 5일 노선을 변경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에서 유세 도중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재정경제 명령권을 발동해 일주일 내에 금융기관 등을 통해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원을 즉각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6일 기자들과 만나 “50만원을 전 국민에게 긴급명령으로 빨리 지급하라는 이야기는 제가 이야기한 100조원의 예산 범위 내에서 가능해 큰 차이가 없다”며 “정부가 빨리 조치를 하면 그것부터 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통합당, 재난지원금 두고 갈등 표출…劉 “악성 포퓰리즘” vs 黃 “민생 챙겨야”황 대표와 김 위원장은 유 의원의 비판에 논란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황 대표는 7일 종로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나라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는 큰길을 뚜벅뚜벅 걸을 것”이라며 “우리 당은 불요불급한 예산을 정리해 재난을 당한 국민에게 지원금을 드리자는 것이다. 돈을 더 써서 국민 부담을 늘리자는 다른 당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유 의원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인지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질문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soyeon@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