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은 어떻게 일본에서 성공했을까?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

지난 18일 일본 야후재팬과 라인의 합병 소식이 발표됐다. IT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킬만큼 주목할 만한 소식이었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은 오히려 국내에선 인지도가 낮지만 일본, 대만, 태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라인 사용자는 전 세계 월간 활성 사용자 수만 1억 8600만 명이다. 전세계 230개 국에서 19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 긴박한 순간 절호의 기회로 탄생한 '라인', 그 배경엔 3년 간의 실패 경험

일본은 라인이 글로벌 진출한 곳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국가다. 2011년 라인 출시해 단기간에 메신저 시장을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시작은 출시 3년 전인 2008년이었다. 일본 검색 시장에 ‘함께 만드는 검색’이라는 컨셉으로 네이버 재팬을 출시하고 세 번의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초기 반응은 신선하다고 했지만 금새 사그라들었다. 

강미리 라인 리더는 “계획은 완벽할 수 없다는 걸 알았고, 중요한 건 계속 얻어맞아도 공포에 질리지 않고 빠르게 행동하는 것 뿐이었다”며 “3년간 99번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했다. 가장 치열했지만 돌이켜보면 밑거름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라인이 일본에서 수없이 실패를 겪는 사이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다. 당시 사람들의 생각은 한가지였다. 가족의 생사 확인이다. 연락하려고 전화도 메시지도 하려고 했으나 모든 것이 통하지 않았다. 이 점에 착안해 라인은 3개월만에 메신저를 만들었다. 빠르게 만들 수 있던 건 그간의 도전과 실패의 반복된 훈련에서였다.

라인은 당시 트위터나 페이스북보다 단기간인 399일만에 5000만 유저를 달성했다. 현재 하루 메시지 50억건을 발송하는 글로벌 메신저로 성장했다. 매출은 작년 기준 1조8000억달러를 달성했고, 전년대비 수익률은 23.9%다. 2016년 7월 드디어 뉴욕과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게 된다. IPO 당시 영상이다. 시가총액은 13조4000억원이다.라인은 어떻게 일본에서 성공했을까?

◆ 라인 디자이너들이 성공적 현지화를 이룬 방법 ‘속도‧열린 생각‧실력’

일본에서 라인이 성공한 대표적인 요인으로 ‘현지 문화화’가 꼽힌다. 네이버에서 하던 모든 방식을 다 버리고 일본에서 필요로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부터 그 서비스를 그 나라 성향에 맞게 모든 것을 맞췄다. 일본 사람들이 초기 라인이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인지못했다는건 그만큼 라인의 현지화 전략이 성공적이었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하는 라인 디자이너들은 어떤 방식으로 일할까.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에 연사로 나눈 강미리 리더와 에쉬 데인 리더는 스피드와 커뮤니케이션 능력, 열린 사고 등을 꼽았다. 라인 디자이너들이 매일 상기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과 사용자들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에쉬 데인(Ash Dane) 라인 리더는 “라인은 속도감 있게 작업물을 만들어내는게 중요하고 경쟁사보다 앞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창출해야한다”며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해 빠르게 만들어내는 것이 결국 지속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라인이 메신저를 넘어 라인페이 등 실생활 간편금융 서비스를 실시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이들이 일하는 방식을 파악할 수 있다. 라인 디자이너들은 무엇보다 현지에서 사용자와 직접 의사소통하고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했다.

네이버가 처음 ‘월렛(Wallet)’ 탭을 일본에 출시한 후 얼리어답터 시장에서 대중 시장으로의 확산을 어떻게 이뤄낼지가 관건이었다. 라인이 선택한 방법은 일상적 혜택을 제공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리서치 조사 결과 일본 사용자는 시각적 언어를 해석 하는 관점이 서양이나 한국과 달랐다. 한국은 단순하고 간결한 UI를 좋아하는 반면, 일본 사용자들은 복잡성을 신뢰 지표료 여겼다. UI가 단순하면 정보가 충분치 않거나 신뢰하지 않다고 느낀 것이다. 

또한 디자이너들은 사용자들이 갖고 있는 쿠폰을 가지고 그 상점으로 갈 것이라고 예사ㅇ한 것과 달리, 사용자들은 가고자하는 매장을 정한 후 해당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찾는 경향이 더 강했다. 이는 라인이 프로토타입 테스트 후 사용자 반응을 살펴보거나 심층 인터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파악한 결과였다.

에쉬 리더는 “유저들의 반응이 왜 이렇게 일어났는지 디자이너가 공감‧이해해야한다”며 “계속 발전시키다보면 자기의 편협된 생각에 국한해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러면 안된다. 자기 생각과 맞지 않더라도 다양한 옵션을 고려해야할 수 있어야 유저들의 니즈를 정말 정확히 파악하고 솔루션들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라인이 전 세계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면서 각 지역 사용자 요구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사용자 니즈에 대응해 제품 빠르게 개선해나가기 위해 우리 디자인 접근법을 현지화하는 것 뿐 아니라 사용자 이해하는 리서치 방법론도 현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인 디자이너로 일하게 된다면 다양한 국적의 사용자 뿐 아니라 팀내에서도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라인 직원 수는 7000명 정도로 38개 국적을 갖고 있다. 그 안에서도 여러 가지 국적의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선 열린 마음으로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의사소통 해야하는게 중요하다. 

강미리 라인 리더는 “라인 디자이너는 스스로 크리에이티브하게 일하는 디자인 조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고 각국별 특색을 반영해 디자인하고 있다”며 “글로벌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중요한건, 대부분 언어라고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디자인 실력”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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