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린 공유주방… 날개 달고 ‘새 시대’ 연다

이제 외식·식품 사업자들은 자기 소유의 공간 없이도 음식·사업을 시작하고 유통·판매까지 할 수 있게 된다. 

11일 신기술서비스심의위원회는 ‘위쿡’을 공유주방 시범사업으로 선정하는 최종 심의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위쿡은 2년간 영업신고 규제특례를 적용받아 공유주방 사업을 운영하게 된다. 

앞서 지난 4월 승인된 제1호 공유주방(고속도로 휴게소)은 1개의 주방을 2명의 영업자가 근무시간을 달리 해 공유한 정도에 그쳤다면, 이번 제2호 공유주방은 1개의 주방을 여러 명의 영업자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식품제조형 공유주방은 크게 오픈형 공유주방과 분리형 공유주방으로 나뉜다. 분리형 공유주방은 이미 여러 업장에서 푸드코트 형태로 사용돼고 있어 문제가 없었으나, 오픈형 공유주방은 식품위생법 등의 이유로 그동안 허가가 나지 않았다. 분리형 공유주방 역시 B2B 사업이 불가능해왔다. 

심의위원회는 이번 규제특례를 통해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식품제조형 공유주방의 규제를 완화했다. 공유주방에서 생산된 제품을 유통기한 설정 실험, 자가품질검사, 식품표시 등 안전의무를 이행한 경우에 한해 유통·판매(기업간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위생에 따른 책임소재 등을 구분하기 어려워 편의점 납품 등 기업간 거래는 금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유주방에서 도시락을 제조해 온라인으로 배송·판매하는 업체의 경우, 앞으로는 편의점, 마트 등에 납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업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스타트업, 예비창업자 등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공유주방은 말 그대로 식품을 조리·관리하는 주방을 여러 개인 또는 사업자가 시간을 정해 나눠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조리뿐만 아니라 포장·배송까지 한 번에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갖춘 곳도 늘어나고 있다. 

1980년대 미국에서 성장하기 시작한 공유주방은 2012년 이후 기업화되면서 영국·인도 등지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가장 큰 성장 이유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점차 올라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컸던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 식품 판매시장도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식품유통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업계에서 공유주방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는 이유다. 

이번 규제특례 승인에 따라 시장 성장은 물론 F&B 시장에서의 변화도 예상된다. 특히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던 10인 미만 소규모 소상공인 등은 물론, 초기 투자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신규창업자들, 나아가 본사 R&D 센터를 갖추지 못한 중소 프랜차이즈 기업 수요 등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신규 창업자가 100㎡(약 30평) 공유주방을 이용할 경우 조리시설·부대비용 등 5000만원 상당의 초기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위쿡 관계자는 “앞으로는 별도의 생산공간을 갖추지 않아도 개인 사업자가 공유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서울 전역에 유통할 수 있게 된다”며 “유통채널은 슈퍼마켓이나 마트, 편의점, 온라인 마켓이 될 수도 있고 지역 카페나 식당 등에 납품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유주방 사업자로서 F&B 사업 생태계를 개혁할 수 있는 역할을 인정 받은 것임과 동시에, 그 가능성을 시험받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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