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빠진 대한체육회… 사퇴 의사 없는 이기흥 회장

사면초가 빠진 대한체육회… 사퇴 의사 없는 이기흥 회장

사면초가 빠진 대한체육회… 사퇴 의사 없는 이기흥 회장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거취를 얘기할 때는 아니다”며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대한체육회의 권위가 실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현안에 집중하며 일단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대한체육회는 3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올해 두 번째 이사회를 열어 2년 임기의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과 사무총장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었다.

전임 사무총장과 선수촌장은 임기 만료를 이유로 이달 초부터 사실상 업무에서 떠난 상태다. 최근 새로 임명된 박철근 체육회 사무부총장과 정성숙 선수촌 부촌장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체육계를 강타한 ‘미투’ 고발과 폭행에 따른 비판 여론이 사그라지지 않자 부담을 느낀 체육회는 선수촌장·사무총장 선임을 재차 미뤘다. 이 회장은 선임 발표 후 불어닥칠 역풍을 우려해 마지막 고심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절차는 거의 다 끝났다”며 “마지막 조율할 부분이 있다. 머지않아 끝날 것이며 내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여전히 난관이 있음을 설명했다.

대한체육회는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5일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후폭풍이 일고 있다. 도 장관은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는 소년체전 폐지안도 언급했다. 

KOC는 현재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출전 및 국가대표팀 관리를 맡고 있다. KOC가 분리되면 대한체육회는 국내 대회 운영과 국민 건강 증진 등 생활 체육 쪽에 중점을 두게 된다. 권한이 줄어들기에 대한체육회의 권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은 이이 대해 “조직의 이원화가 가장 크다”며 “분리 문제는 체육인들의 의견을 모아서 한 번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엘리트 체육 중심의 선수 육성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문체부의 입장에 대해선 “그 부분은 양론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도 많기 때문에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OC 분리, 체육계 미투 등 많은 논란 속에서 대한체육회 수장인 이 회장은 사퇴가 아닌 문제 해결을 최선책으로 삼았다. 이 회장은 “지금은 사적한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 거취를 얘기할 때는 아니다”라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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