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과 '손흥민'의 괴리… 개선 방안 찾아야

SON과 손흥민의 괴리… 개선 방안 찾아야

'SON'과 '손흥민'의 괴리… 개선 방안 찾아야유니폼만 바꿔 입었을 뿐인데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아시안컵에서의 무기력했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벤투호가 하루빨리 ‘손흥민 사용 설명서’를 습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흥민은 3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왓포드와의 홈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천금같은 동점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그의 활약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내내 위협적인 움직임을 연출했다. 상대 간담을 서늘케 한 슈팅도 수차례 나왔다. 경기가 종료된 뒤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손흥민에게 최고 평점을 부여했다. BBC는 극찬과 함께 그를 맨오브더매치(MOM)로 선정하기도 했다.  

아시안컵 속 무기력했던 손흥민의 모습과는 달랐다. 

손흥민은 최근 아시안컵을 치르며 처음으로 비판을 한 몸에 받았다.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대표팀이 충격 탈락하자 성난 여론은 이날 부진했던 손흥민을 겨냥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아시안컵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일단 체력적으로 완벽하지 않았다. 중국전에서 88분을 뛰며 컨디션 관리에 실패한 손흥민은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 120분을 뛰며 체력을 소진했다. 결국 카타르와의 8강전에선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단순히 체력 문제로 손흥민의 부진을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당초 손흥민에게 풀타임 소화를 맡기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카타르전 이후 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크리스탈팰리스전엔 결장했지만 휴식이 4일로 짧았다. 그는 왓포드전이 종료된 뒤 갑작스런 근육 경련으로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손흥민은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임에도 불구, 제 몫을 해냈다. 그렇다면 환경과 활용법 차이가 토트넘과 국가대표 손흥민의 차이를 만든다는 주장엔 일리가 있다. 

손흥민은 빠른 주력과 강력하고 정확한 슈팅이 강점인 선수다. 상대의 뒷공간을 파고 든 뒤 패스를 받아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는 슈팅으로 골 망을 흔드는 피니셔에 가깝다.

하지만 수비 라인을 내리고 밀집 수비로 일관하는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는 손흥민이 강점을 발휘하기 힘들다. 손흥민은 정적인 상황에서 세밀한 드리블로 상대를 벗겨내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는 동적인 움직임 속에서 보다 강점을 발휘하는 선수다.

대표팀이 손흥민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히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주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비가 집중되는 것을 이용해 동료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식이다. 슈틸리케 전 감독 역시 손흥민에게 유사한 역할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손흥민의 장점을 퇴색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이번 아시안컵은 남태희와 이재성 등 2선 자원과 중원에서 존재감을 뽐냈던 기성용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손흥민이 볼 배급과 공격 연계에 힘을 쏟아야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중앙 미드필더 손흥민은 중국전에선 효과를 봤지만 바레인전에선 그 위력이 떨어졌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전에서 손흥민을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체력이 바닥난 손흥민의 움직임이 워낙 무뎠던 탓도 있지만 중원에서부터 볼 배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 도중 손흥민이 중앙까지 자리를 옮기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여기에 횡패스와 백패스로 점철된 느린 빌드업으로는 빠른 템포에서 강한 손흥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힘들었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13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벤투 감독 체제 하에선 7경기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벤투호, 그리고 국가대표 축구팬들에겐 분명 달갑지 않은 지표다.

손흥민이 국가대표팀의 전부는 아니다. 다만 세계 정상급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아시안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최근 아시아 축구는 평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곧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을 치른다. 상대 밀집수비에 대한 파훼법과 더불어 손흥민 활용법을 찾지 못한다면 예상치 못한 가시밭길을 걸을 수 있다. 벤투 감독의 고심과 변화가 필요한 때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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