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투자자 안심하라지만…증권사 4곳 중 1곳 유령주식

32개의 증권사 중 최소 5개, 많게는 10개 증권사가 유령주식을 책임자 승인없이 시장에 유통시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공매도를 많이 취급하는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주식매매 내부통제 시스템이 투자자보호에 있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2000억의 피해액을 안긴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과 같은 금융투자 사고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걱정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유령주식 사태를 불러올 수 있는 사고가 실제 거래에서는 지금까지 발생한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소 5곳이 삼성증권 배당오류와 같은 유령주식 사태가 재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사 6개 중 1곳 꼴로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같은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는 최근 금감원이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유관기관과 함께 최근 32개 증권사 및 코스콤의 주식매매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한 결과다.

금감원 관계자는 “32개 증권사 중 최소 5곳에서 10곳 정도의 증권사가 실제 주식을 거래 및 결제(실물입고)하는 업무처리 과정에서 책임자 승인없이 담당자 입력만으로도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며 “전산시스템상 총 발행주식수를 초과하는 수량의 입고(유령주식)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컨대 예탁결제원에서 도난 주식 및 실물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 증권시장에서 고객이 주문한 주식이 매도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최근 해외주식 거래 시스템의 전산 입력 오류로 발행되지 않은 유령주식 499주(1700만원)가 거래된 유진투자증권 사고도 비슷한 경우다. 

이처럼 주식거래 시스템이 불안정하지만 금융당국은 관련 증권사 명단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해 통제할 관련 법규가 없고, 현장점검이 처음이다 보니 해당 증권사의 실명은 밝힐 수 없다”면서 “증권유관기관과 함께 모범규준을 개정하는 작업을 이달부터 시작, 내년 1분기 중 재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점검 후에도 문제있는 증권사가 있다면 명단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최대 8개월간 유령주식 사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금감원의 문제 증권사에 대한 공시 불가 방침에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유령주식 사태에서 보듯이 거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증권시장 불안에 따른 피해는 소비자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공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감독기관이 업체만 생각하고 있다. 문제가 된 증권사를 공개하지 않은 것을 보면 감독기관과 업체간 복잡한 유착관계로 얽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지적한 주식매매 내부통제 시스템 결함 증권사로 공매도를 많이 하는 대형사를 꼽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사태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 등 공매도를 많이 하는 대형 증권사들은 삼성증권과 같은 주식매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호의적이지 않는 기업에 대해 주가하락 등 적대적인 공격을 일삼았었다”고 지적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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