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은 패배, 막 내린 DB의 드라마

부끄럽지 않은 패배, 막 내린 DB의 드라마

부끄럽지 않은 패배, 막 내린 DB의 드라마졌지만 잘 싸웠다. DB의 간절함이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만들었다.

원주 DB는 18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서울 SK와의 6차전에서 77대80으로 패했다. 1차전과 2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던 DB는 내리 4경기를 내주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로써 DB의 드라마도 막을 내렸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DB는 배수의 진을 쳤다. 1패만 더 안으면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했다. 이미 3차전부터 매 경기 접전을 벌이면서 체력은 바닥난 상태. 부상자도 속출하면서 체력적 부담은 더욱 심해졌다. 2승3패로 시리즈 분위기를 내준 상황도 DB를 짓눌렀다. 하지만 DB 선수단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억눌렀다. 체력 소진이 심한 프레스 수비를 펼치면서도 끝까지 경기를 놓지 않았다. 

1쿼터부터 DB는 공세를 펼쳤다. 3점포가 순조롭게 터지며 22대17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2쿼터 SK에 3점포를 거듭 허용하며 휘청거렸다. 제임스 메이스에게 연속 3점슛을 허용하며 25대24로 역전을 내줬다. 화이트와 안영준의 3점포로 점수는 32대39까지 벌어졌다. 두경민의 연속 3점포로 맞섰지만 막판 화이트에게 2개의 3점포를 허용하며 41대52로 뒤졌다. 

그럼에도 DB는 무너지지 않았다. 3쿼터 3분38초를 남기고 터진 벤슨의 득점을 시작으로 추격전을 시작했다. 윤호영과 이우정이 나란히 3점포를 터뜨리며 58대62까지 점수를 좁혔다. 최준용이 속공 덩크로 DB의 분위기를 잠재우려 했으나 윤호영이 또 다시 61대64로 추격하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버튼의 3점포마저 터지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4쿼터 SK가 다시 달아났다. 화이트가 3점포로 포문을 열었고 김민수도 연달아 3점슛을 성공시키며 79대72까지 점수를 벌렸다. 경기 종료까지 채 2분도 남지 않은 시간, 모두가 SK의 승리를 예감했다. 문경은 감독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DB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종료 직전까지 불타올랐다. 경기 종료 44초를 남기고 두경민의 3점포를 터뜨리며 77대79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경기 종료 7.5초를 남기고 가진 마지막 공격 기회. 윤호영이 사이드라인에서 버튼에 공을 건넸다. 하지만 버튼이 이를 놓치며 눈물을 쏟았다. 통합우승의 꿈은 그렇게 좌절됐다. 

DB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었다. 시즌을 앞두고 최하위로 평가 받았지만 이상범 감독의 지휘 아래 돌풍을 일으키며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냈다. 그리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 지난해 디펜딩챔피언 KGC를 3대0으로 압도했고 전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SK를 상대로도 매 경기 접전을 펼치며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DB의 드라마는 아쉽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농구팬들의 기억 속에 올 시즌의 DB는 리그에서 가장 뜨겁고 열렬했던 팀으로 남을 것이 확실하다. 

잠실ㅣ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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