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 우승 타이틀보다 조성진의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다”

“쇼팽 콩쿠르 우승 타이틀보다 조성진의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다”

“쇼팽 콩쿠르 우승 타이틀보다 조성진의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첫 전국 투어를 열고 한국 청중을 만난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서울과 통영, 대구 등에서 공연했지만 전국 주요 도시에서 리사이틀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성진은 전국 투어에 앞서 4일 오전 11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연주자로서의 목표와 고민 등을 전했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독일 베를린으로 거처를 옮긴 조성진은 2017년의 마지막 밤을 베를린에서 보낸 뒤 한국으로 건너왔다. 조성진은 “새해 첫 연주를 한국에서 할 수 있어 기쁘다”며 “한국의 관객에게 많은 에너지를 받는다”고 운을 뗐다.

조성진은 지난해 매우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뉴욕 카네기홀의 ‘비르투오소 시리즈’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홀의 ‘피아니스트 마스터’ 시리즈를 비롯해 도쿄 산토리홀, 서울 롯데콘서트홀 등에서 초청받아 연주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새 앨범 ‘드뷔시’를 전 세계 동시 발매했다.

지난해 겪은 여러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일까. 이에 관해 조성진은 “지난해 100회가 조금 넘게 연주했다. 정말 많은 연주가 기억에 남지만, 어릴 적부터 꿈꿨던 베를린 필과의 한국 공연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베를린 필과 한국에서 연주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답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한 계단 성장했고 조금 더 자신감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2020년까지 연주 일정이 채워졌다는 조성진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내외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친다. 조성진은 오는 7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 전주, 대전 4개 도시에서 투어를 갖는다. 이 공연에서 조성진은 베토벤 소나타 8번과 30번, 두 번째 정규앨범 중 영상 2집, 처음으로 무대에서 공개하는 쇼팽 소나타 3번을 연주한다.

오는 9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함께한다. 예술의전당 30주년 기념 공연의 일환이다. 오는 11월에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및 안토니오 파파노와 함께 내한하고, DG120주년 기념 공연으로 2018년 마지막 내한 공연을 장식한다.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 직후 여러 여건상 한국에서 많이 연주하지 못했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한국에서 많은 연주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한국에서 연주하는 것은 매우 떨리기도 한다. 항상 긴장된다”라고 말했다.

이날 조성진은 새해 소망에 대한 질문에 “새해를 맞이하며 소원을 빌고자 했는데, 소원이 없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새해 소원 대신 연주자로서의 소망을 밝혔다. 앞으로 계속 건강하게 연주하며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고 싶다는 것. 아직까지 남아있는 동양인 연주자에 대한 편견을 허무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조성진은 “제가 기성세대가 됐을 때 젊은 동양인 연주자들이 선입견을 느끼지 않고 연주 활동을 하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언젠가는 쇼팽 콩쿠르 우승 타이틀을 벗어나고 싶다는 속내도 털어놨다. 다른 이유는 없다. 세상에 좋은 곡들이 너무 많기 때문. 조성진은 “타이틀보다 조성진의 음악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라며 “이를 위해 최근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구하고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성진은 “지금은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젊은 연주자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내가 30대가 되면 더 젊은 연주자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거장도 젊은 연주자도 아닌 애매한 시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씩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조성진은 오는 7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시작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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