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론 ‘진통’…“개혁지향 공통점 있어” vs “정체성·가치 다르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를 두고 ‘진통’이 일고 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20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을 지지했다. 그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뿌리는 다르지만 한국 정치의 개혁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지난해 탄핵정국에서 공조했던 경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안보 노선의 차이가 있지만 상호존중과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통합 반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 의원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서생의 문제의식으로 연대의 원칙을 세우고, 상인의 정치감각으로 힘을 합해서 정치를 바꾸고 국민을 살릴 수 있도록 박 전 대표님의 경륜과 지혜를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하 의원은 지난달 양당 간 통합 논의가 처음 일 당시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 당 대 당의 통합을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바른정당 전당대회가 완료된 후 통합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동아일보에 따르면 국민의당 당원 절반가량이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에서 지난달 26일과 지난 9일 두 차례에 걸쳐 권리당원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4%포인트, 응답률 16%)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당이 문제 해결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타 당과 연대가 필요하다면 어느 당과 우선 연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당원의 49.9%가 ‘바른정당’이라고 응답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30.3%, 정의당 4.8%, 자유한국당(한국당) 4.3%순이었다. ‘바른정당과 연대나 통합을 한다면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2.2%가 ‘통합’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론 ‘진통’…“개혁지향 공통점 있어” vs “정체성·가치 다르다”다만 양당의 통합과 관련, 국민의당 호남 중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국민의당 호남 중진의 좌장 격인 박 전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바른정당과의 통합 움직임에 대항하는 ‘평화개혁연대’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대와 통합은 다르다”며 “정체성·가치가 다른 당과 어떻게 통합을 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전날인 19일에도 SNS를 통해 “골목슈퍼 둘이 합한다고 대형마트가 될 수 있냐”면서 “국민정책연구원에서 할 일은 안 하고 엉뚱한 여론조사나 흘려서 당내 분란이 생겼다”고 비판했다. 

국민정책연구원은 지난달 18일 민주당보다 바른정당과 통합할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후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정책 연대 등을 진행했다. 김동철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한국당으로 복당하며 연대가 끊기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으나,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4일 회동을 갖는 등 연대·통합 움직임을 지속해왔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