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4개월 만에 연승한 FC 서울, 이면에 도사리는 세대교체 과제

4개월 만에 연승한 FC 서울, 이면에 도사리는 세대교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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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FC 서울이 두 노장의 활약으로 4개월 만에 연승가도에 올랐다. 그러나 상황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서울은 최근 포항, 제주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이달 1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서는 후반 교체 출전한 데얀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1대0으로 이겼다. 이어 열린 제주 원정전에선 박주영의 이른 선제골을 디딤돌 삼아 2대1로 승리했다.

황선홍 감독은 근래 ‘선 박주영-후 데얀’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박주영이 순도 높은 결정력으로 경기를 리드하고, 데얀은 후반 조커로 상대 수비를 휘저었다. 둘이 골을 넣은 경기는 대체로 승리로 연결됐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12일 포항과의 홈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날씨가 무척 더워졌기 때문에 승부처가 바뀌었다. 전반부터 힘을 소진하는 것보다 후반을 노리는 게 낫다. 그런 점에서 박주영과 데얀의 역할분담이 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연승은 지난 3월 강원-광주 2연전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명주가 팀에 합류한 지 2주 만에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나름의 위기설이 나돌았지만 ‘두 노장’이 이를 떠받치며 팀의 연승을 견인했다.

이달 초 리그 선두 전북을 잡을 당시에도 박주영의 원맨쇼가 돋보였다. 선제골 상황에서 박주영은 수비수 서넛을 달고 중앙을 파고들며 공간을 창출, 득점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박주영은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튕겨져 나온 볼을 장기인 터닝 발리슛으로 마무리, 철옹산성 함락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번 시즌 서울은 총 28골을 넣었는데, 그 중 데얀이 10골, 박주영이 7골을 넣었다. 윤일록, 이상호가 각각 2골을 넣었다. 최근 스리톱을 자주 가동하는 서울이건만 두 선수에 대한 골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돌아온 천재와 10년째 믿을맨, 이 둘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서울에게 마냥 즐거울 수 없다. 가까운 미래에 둘을 제한 미래를 구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85년생으로 어느덧 33세다. 데얀은 81년 생으로 우리 나이로 치면 37세다.

데얀은 2008년 서울에 입단하며 K리그의 상징적 인물로 발돋움했다. 2014, 2015년 중국리그에서 뛰었을 때를 제외하고 모든 K리그 대회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2011년부터는 3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2012년엔 무려 31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에도 벌써 10골을 넣어 팀 내에서 독보적인 골 게터로 활약 중이다.

그러나 선수로 치면 황혼기, 체력적 부담이 가중될 때다. 데얀은 이달 4경기에서는 3경기 교체 출전했고 1경기는 결장했다.

박주영 역시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할 시기이지만 마땅한 대체원이 없다. 2015년 서울로 복귀한 박주영은 두 자릿수 골로 팀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에도 20경기(교체 10경기)에 나서 팀의 승리공식을 완성하고 있다. 

[옐로카드] 4개월 만에 연승한 FC 서울, 이면에 도사리는 세대교체 과제

황 감독은 “(포항전에서) 이명주의 부재에도 전방에서 박주영이 잘 리드를 해줬기 때문에 선발 라인업 구성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승리 비결을 전했다.

이번 시즌 대부분 경기에서 스리톱을 구사한 서울은 윤일록, 이상호, 윤승원, 조찬호 등 다양한 자원을 실험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다. 1995년생 윤승원이 9경기 출전해 2골을 뽑아내며 가능성을 보여준 게 그나마 위안이지만 큰 의미부여를 하기엔 이르다. 얼마 전 크로아티아산 측면 공격수 코바가 팀에 합류했지만 88년생(30세)로 나이가 적잖다.

서울은 먼 미래를 구상해야 하는 팀이다. 데얀-박주영이 잘 하고 있지만 당장 다음 시즌에도 가용자원일지조차 미지수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긴다. 서울이 새 공격수 찾기로 열을 올려야 하는 이유다.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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