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건강백서-⑤] 팔다리 흰 반점 ‘백반증’…과한 일광욕 주의

자외선 노출 많은 여름 ‘백반증’ 환자 늘어

[편집자주] 긴 가뭄과 함께 6월 중순부터 폭염이 찾아왔다. 한낮 기온이 30℃를 넘어서며 그야 말로 뜨거운 대한민국이다.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온열질환과 식중독 등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강한 자외선은 피부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여행지에서 부상이나 감염에 의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도움말을 통해 여름철 건강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여름은 무더위에 노출이 많아지는 계절이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다. 팔과 다리 등에 얼룩덜룩 흰 반점이 보이는 백반증 환자들이다. 남들처럼 짧은 반반지와 반팔 셔츠를 입고 싶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게 때문이다.

◇멜라닌세포 파괴로 생기는 백반증…7~9월 환자 많아

백반증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멜라닌세포가 후천적으로 파괴돼 피부색이 자기 고유의 색을 나타내지 못하고 흰색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백반증 환자는 2011년 5만548명에서 2016년 5만9844명으로 5년 사이 18.3% 늘었다. 특히 월별로 7~9월에 백반증 환자 수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경향을 보였다.

백반증은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인종이나 지역, 연령에 관계 없이 발생하지만, 특히 10~30세 사이가 가장 흔하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피부과 윤문수 교수는 “멜라닌세포가 파괴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면역설, 신경체액설, 멜라닌세포 자가 파괴설 등이 가장 유력하다”며 “정신적 혹은 신체적 스트레스, 외상이나 일광화상 등이 백반증 발생 또는 악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백반증에 걸리면 피부 여기저기가 흰 반점으로 인해 얼룩덜룩하게 보인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질환이지만 백반증 환자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옷으로 가려지는 부위이면 정신적 충격을 덜 받겠지만 만약에 얼굴부위에 발생한다면 늘 일상생활에도 고충이 따르기도 한다.

◇피부에 흰 반점이 있다고 무조건 백반증?

백반증은 여러 가지 크기, 형태의 백색 반점으로 피부에 나타나며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다. 손, 발, 무릎, 팔꿈치 등의 뼈가 돌출한 부위, 입·코·눈 주위 그리고 다리, 겨드랑이, 손목 안쪽 등 부위에 발생빈도가 높다. 또 상처를 입은 부위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백반 부위의 털이 탈색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머리카락, 눈썹 부위에 백모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때로는 갑상선 기능저하증, 갑상선 기능항진증, 당뇨병, 악성빈혈, 에디슨씨병, 원형 탈모증, 홍반성 낭창, 피부 경화증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되기도 한다.

모든 백반증에서 전신의 피부가 백색 반점으로 얼룩덜룩해지는 것은 아니다. 전신형 백반증은 전신의 피부에서 백반증이 발생하지만 국소형이나 분절형과 같이 부분적으로 발생하고 더 진행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윤문수 교수는 “피부에 흰 반점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백반증인 것도 아니다. 반상 경피증, 백색 비강진, 알레르기, 염증 후 탈색증, 특발성 적상 저색소증, 탈색소 모반, 부분 백피증 등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환자가 자가 진단을 해서 민간요법 등으로 치료하려 하면 안된다.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질환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름철 건강백서-⑤] 팔다리 흰 반점 ‘백반증’…과한 일광욕 주의◇뚜렷한 예방법 없는 백반증, 조기 치료 중요

초기 적절한 치료 혹은 장기간의 꾸준한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윤 교수는 치료방법으로 광치료, 스테로이드 치료, 외과적 수술 등을 꼽앗다.

광치료는 자외선을 이용하는 치료로 광화학 요법과 단파장 자외선B 치료 등의 방법이 있으며, 스테로이드 치료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바르거나 주사, 경구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외과적 치료법은 흡입수포술을 이용한 자가 멜라닌 세포 이식 등이 있으나 1년 이상 병의 진행이 없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

최근 엑시머레이저 치료가 도입되어 좋은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 외에 커버마크나 화장품 등으로 병변 부위를 가리는 방법 등이 있다.

윤문수 교수는 “현재까지는 뚜렷한 예방법이 없으므로 백반증은 가능한 한 초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이 질환을 이해하고 수용함으로써 과도한 정신적 압박을 받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상처를 입은 후 그 자리에 백반증이 생길 수 있는 쾨브너 현상(Koebner phenomenon)이 발생할 수 있어 피부가 상처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광욕으로 피부가 검게 타게 되면 병변부위와 정상부위의 피부색 대비가 뚜렷해져 미관상 좋지 않고, 일광 화상을 입어 병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여름철 과도한 햇빛은 피하고 외출 시에는 반드시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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