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폐지 공약 내세운 민정수석실 부활…반응은 ‘싸늘’

민정수석에 김주현 전 법무차관 임명
황태순 “특검법 얘기되는 상황서 검찰 압박 용도”

尹, 폐지 공약 내세운 민정수석실 부활…반응은 ‘싸늘’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임 민정수석으로 내정한 김주현 전 법무차관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킨 것에 대해 정치권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소통 강화와 검찰 독재 연장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특검법을 겨냥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주목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민정수석실을 신설을 공식화 하고 김주현 전 법무차관을 신임 민정수석으로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치를 시작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민정수석실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했는데 민심 청취 기능이 취약했다”며 “지난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 때 민심 청취 기능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민정수석실의 목적과 기능은 오직 민심 청취다. 그 어떤 사심과 정치적 의도가 개입할 수 없다”며 “더욱 낮은 자세로 민심 청취와 보고에 전력을 쏟겠다”고 두둔했다.


이 같은 행보는 윤 대통령이 지난 2021년 대선 후보 당시 민정수석실 폐지를 공약했을 때와 배치된다. 민정수석실은 역대 정부에서 사정기관을 감시하는 역할도 겸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당시 사정기관의 자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민정수석실을 두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불통 이미지를 벗어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취임 후 처음으로 이 대표와 영수회담을 했고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역시 앞두고 있다. 소통의 폭을 늘리기 위한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야권에선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민정수석실 부활을 통해 검찰 출신의 정부 장악력을 키우겠다는 속셈이라는 지적이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은 민심 청취를 위한 인사라고 하지만 핑계거리”라며 “민정 수석을 통해 민심을 청취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사정기관들을 앞세워 여론동향이라도 파악할 셈이냐”고 규탄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인 레임덕에 빠진 자신을 지킬 조직을 검찰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김 수석은 법무부 검찰과장과 검찰국장을 역임한 인사통이라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 예정되는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 인사에 깊숙이 관여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는 민정수석실 부활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바라봤다. 현 정국에서 이를 통해 故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막는 용도로 보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현 시점에서 국민 소통을 얘기하면서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이전 정권들에선 볼 수 없던 시민사회수석실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여러 특검법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검찰 쪽에서 얘기를 들을 수 있고 압박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김 수석을 넣은 거 같다”며 “그런 생각을 갖고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킨 거 같다”고 내다봤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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