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김계환 사령관 14시간 조사...'VIP 격노설' 진위 조사

공수처, 김계환 사령관 14시간 조사...'VIP 격노설' 진위 조사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4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핵심 인물인 중 한 명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14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전날 조사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에 이은 세 번째 주요 혐의자 소환이다.

전날 오전 9시40분 공수처에 출석한 김 사령관은 오전 10시부터 약 14시간(조서 열람 및 휴식 포함)에 걸친 조사를 받고 자정이 넘어선 5일 오전 0시20분 귀가했다. 김 사령관은 변호사 조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박 전 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는데, 이를 보류시키고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등 윗선이 개입했다는 게 의혹 골자다.

박 전 단장은 당초 지난해 7월31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언론 브리핑을 하고 이틀 뒤 관련 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하려 했지만, 김 사령관이 이첩 시기를 해외 출장 중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귀국한 이후로 보류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 지시로 브리핑이 취소된 후 김 사령관이 “국방부에서 경찰 인계 서류에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한다”면서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 주재 회의에서 1사단 수사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 박 전 단장 얘기다. 또 “정말 VIP가 맞느냐”고 묻는 말에 김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박 전 단장은 주장한다.  

또 이 같은 대화가 이뤄진 날 김 사령관은 당시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임기훈 국가안보실 비서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군검찰 조사 당시 “박 전 단장이 항명 사건을 벗어나기 위해 혼자 지어내고 있다”, “VIP 언급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 등의 진술을 했다. 경찰에 인계할 서류에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누군가에게 지침을 받거나 들은 사실이 없다는 게 김 사령관 입장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