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두산에 재 뿌린 오재원…8명 선수 인생은 어쩌나

오재원 대리처방 강요하며 “칼로 찌르겠다” 등 협박
후배 8명, 협박에 못 이겨 대리처방
KBO 징계 시 두산 시즌 운영 차질
형사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끝까지 두산에 재 뿌린 오재원…8명 선수 인생은 어쩌나
오재원.

한때 두산 베어스의 레전드였던 오재원(39)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대리처방이 밝혀지면서 끝까지 두산, 그리고 야구계에 재를 뿌렸다. 오재원은 연루된 선수 8명 인생에 걸림돌이 됐다.

두산은 2주 전, 소속 선수 8명이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대리처방한 사실을 확인해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오재원 사태가 개인 차원을 넘어 구단과 야구계로 퍼졌다. 오재원은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향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특수재물손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오재원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1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지인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을 보관한 혐의도 있다. 


두산 현역 선수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건 대리처방이다. 오재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놀스정’ 2242정을 수수했다. 또한 지인 명의까지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까지 받는다. 

스틸녹스정은 졸피뎀 성분이 들어간 수면유도제다. 엄격한 관리를 받는 의약품으로 의사의 철저한 관리 아래 처방되는 약이다. 오재원은 스틸녹스정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두산 선수들을 이용해 대리처방을 받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끝까지 두산에 재 뿌린 오재원…8명 선수 인생은 어쩌나
선수 시절 오재원.

두산 입장에선 믿었던 오재원의 배신이다. 오재원은 현역 시절 15년간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하지만 은퇴 후 그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현역 선수 8명이 대리처방에 연루되면서 두산은 시즌 중 큰 암초를 만나게 됐다. 현역 선수 8명이 사법기관 처벌이나 KBO 징계를 받는다면 시즌 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오재원은 8명의 선수 인생에도 걸림돌이 됐다. 몇몇 선수는 선배인 오재원의 협박과 강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대리처방을 했다고 진술했다. 오재원은 후배에게 “칼로 찌를 거야”, “팔 지질거야” 등 협박을 통해 대리처방을 지시했다. 아직까지 선후배 문화가 남아있는 체육계에선 거절할 수 없는 선배의 지시였던 셈이다.

대리처방을 한 A선수는 한 매체에 “되게 무서운 선배였다. 팀에서 입지가 높은 선배고, 코치님들도 함부로 못하는 선수였다. 괜히 밉보였다가 선수 생활에 타격이 올까봐…”라면서 “거절하니까 따로 불러내서 정강이를 두세 번 맞았다. 그리고 뺨을 툭툭 치면서 ‘잘하자’고 말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만약 선수들의 혐의가 인정된다면 처벌 수위도 높다. 졸피뎀 대리처방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61조에 의거해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여러 정황상 형량이 감해질 수 있다. 다만 처벌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무지로 했다지만, 법에 따라 처벌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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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연합뉴스

두산은 일단 예의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두산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 일단 KBO에 신고했다. 선수들은 각자 변호사 선임해서 최대한 성실하게 수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부 징계에 대해선 “수사 진행되는 과정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재원이 저지른 잘못 하나에 선수와 팀 모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두산은 절치부심해 준비했던 올해 농사가 위기에 처했고, 아무것도 모른 채 선배 지시를 따랐던 8명의 선수들은 처벌과 중징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오재원은 믿었던 동료들과 구단에 ‘배신자’로 남게 됐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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