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비상…외환당국 “경계감 갖고 예의주시” 구두개입

오금화 한은·신중범 기재부 국장 명의로 문자메시지 전달

원·달러 환율 비상…외환당국 “경계감 갖고 예의주시” 구두개입
연합뉴스 제공.

원·달러 환율이 1년5개월만에 1400원을 재차 돌파하자 외환당국이 직접 개입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기자들에게 공동으로 배포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외환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오금화 한국은행 국제국장과 신중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이름으로 한 ‘공식 구두개입’이다.

외환당국이 이례적으로 외환시장에 공식 개입한 것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16일 오전 11시32분 기준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대비 16.0원 오른 1400.0원을 기록했다. 구두개입 이후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20분 기준 1396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1월7일(장중 고가 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외환당국의 개입은 사전에 예고됐다. 이날 오전 관계부처 합동 비상상황점검회의에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통해 상황을 점검하고 시장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는 경우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같은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을 최대 145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한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강달러 압력 확대에 외국인 배당금 지급에 따른 달러 수요가 더해지면서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중동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확전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상단으로 1440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같은날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 연준 인하 기대 조정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의 2분기 상단을 1420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전고점은 1450원 내외이지만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중앙은행의 환율시장 개입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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