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보조금 지원,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경쟁 본격화

美 반도체 보조금 지원,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경쟁 본격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삼성전자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게 지급하는 보조금 책정이 일단락되면서 대만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반도체 기업 설비 투자 장려를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과 R&D(연구개발) 지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에는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 64억달러(약 8조9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市)에 170억달러를 들여 2022년부터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의 규모와 투자 대상을 확대해 총 4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인 인텔에는 보조금 85억달러와 대출 110억달러 등 총 195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반도체법에 따라 나온 자금 지원 계획 중 최대 규모다.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공식화한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향후 5년간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 오하이오주, 오리건주 등에서 총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능력을 늘릴 예정이다.

또, 미국 정부는 대만 TSMC에는 보조금 66억달러와 저리대출 50억달러를 포함해 총 116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TSMC는 이를 토대로 미국 내 투자 규모를 기존 25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확대하는 한편, 2030년까지 애리조나주에 2나노 공정을 도입할 세 번째 팹(생산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TSMC는 이미 400억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팹 두 곳을 건설 중인데, 2021년 첫 번째 팹을 착공했고 지난해 두 번째 팹 건설을 시작했다.

이러한 미국 정부의 반도체 기업 지원은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현지로 끌어들이려는 경제안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첨단 반도체가 생산되지 않고 있는데, 미국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특히 인공지능(AI)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에는 애플·엔비디아·퀄컴·AMD·브로드컴 등 반도체 시장 ‘큰 손’인 세계 유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가 포진해 시장 선점을 위한 파운드리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HBM(고대역폭메모리) 강자인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조금 규모에도 관심이 모인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는데, 이는 SK하이닉스의 첫 미국 공장이다. 이곳에서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기준에 따르면 팹당 최대 30억달러, 프로젝트 총비용의 15%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 공장 건설로 받을 수 있는 보조금 규모는 최대 5억8050만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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