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재계에 따르면, 조석래 명예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령의 나이와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이다.
최근 건강이 악화된 조 명예회장은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1935년 11월 19일 경남 함안군에서 태어난 조 명예회장은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응용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교수를 목표로 1966년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중 조홍제 창업주로부터 연락을 받고 귀국, 효성물산에 입사하며 기업인의 길을 걸었다.
이후 동양나일론 울산공장 건설을 주도했는데, 이는 향후 효성그룹 성장의 기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력을 중시한 조 명예회장의 효성그룹은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2006년 효성기술원으로 개편됐다. 이는 효성의 대표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이 탄생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룹 경영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재계를 대표해 규제 개혁 등을 정부에 건의하는 한편, 기업의 일자리 창출 및 투자 활성화에도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과의 우호 협력, 관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한일포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회장,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삼남 조현상 부회장 등이 있으며,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