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칠산바다에서 ‘바람’을 ‘전기’로 바꾸다

[임중권의 현장을 가다] 두산, 칠산바다에서 ‘바람’을 ‘전기’로 바꾸다

바다 위에 펼쳐진 풍력발전기의 모습 (사진=쿠키뉴스)

전라북도에서 가장 큰 섬 위도(면적 11.14km2·해안선 36km)는 칠산바다를 품은 굴비의 대표적 산지였다. 40여년 전 풍어기마다 파장금 포구에는 국내 3대 조기 파시(波市)가 열려 매해 1000척이 넘는 어선이 쪽빛 바다를 채웠다. 그러나 1970년대 남획으로 서해에서 조기가 사라진 이후 이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위도 주민들이 매해 칠산바다 용왕에게 ‘띠뱃놀이’를 통해 만선을 비는 모습을 통해 역사의 흔적을 떠올려보게 될 뿐이다.

하지만 위도는 최근 정부 정책과 두산중공업 주도로 진행되는 ‘서남해 해상풍력발전단지 2.5GW’를 통해 도약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한국해상풍력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실증 4년, 시범과 확산 각 5년 정도로 예상된다. 이 계획이 현실화되면 건설 기간 중 일자리 8만1000개, 운영 기간 25년간 일자리 5만5000개 창출되고 완료 후 약 200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 생산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국내에서 해상풍력발전을 향한 시선은 냉랭하다. 소음공해 발생과 어족자원 감소의 주범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해상풍력발전이 정말 해로운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0일 전북 위도 인근 서남해풍력발전소 조성 현장을 찾았다.

서남해풍력발전소 현장은 KTX와 차량, 배를 이용해 4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곳에 있다. 현장 도착 후 처음 눈에 비춰진 풍광은 바다 위에 우뚝 선 14개의 풍력발전기였다. 두산중공업이 공급한 풍력발전기는 높이만 80~90m에 블레이드(날개) 한 개 길이가 65.5m에, 전체 무게 약 372톤에 달한다. 쪽빛 바다 위 거대한 풍력발전기의 운영과 유지, 보수를 책임지고 있는 두산중공업 운영·유지보수팀 허성웅 차장과 13호 풍력발전기 나셀(주발전장치)에 올랐다.

나셀을 살펴보기 위해 올라가야 하는 사다리 (사진=쿠키뉴스)

13호 발전기는 두산중공업이 진행하는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중 실증단지에 올해 10월까지 조성될 총 60㎿ 발전용량의 20개 풍력발전기 중 하나다. 90m 높이의 풍력발전기 꼭대기에 자리한 나셀을 살피기 위해서는 먼저 아파트 4~5층 높이를 사다리에 의지해 올라가야 한다. 발아래 바다를 둔 채 사다리와 계단, 소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여분가량 올라 나셀에 도착했다.

나셀에는 바람을 회전력으로 만드는 블레이드의 뒷면, 블레이드의 회전력을 전기생산에 맞게 조정하는 기어박스, 받은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발전기, 이를 10km 떨어진 서고창 변전소로 보낼 수 있도록 전기를 고전압으로 바꾸는 컨버터 등이 빼곡히 자리했다. 허 차장은 “나셀에 들어가는 부품과 풍력발전에 들어가는 기술의 90%는 두산중공업과 국내 기업이 설계해 개발했다. 국내에서 해상풍력 실적을 보유한 회사는 두산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흡사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는 대만은 풍력발전 자급이 불가해 외국 기업에 30% 이상의 웃돈을 주고 구매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정책이 ‘남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설비 자급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전기 꼭대기에서 바라본 서남해 해상풍력발전단지의 풍경 (사진=쿠키뉴스)

이곳을 방문하기 전 품었던 궁금증인 ‘풍력발전’으로 인한 어족자원 감소에 대해 현장 의견을 물었다. 허 차장은 “현재 회사가 제주에 설치한 해상풍력발전 단지 인근 해저 생태계는 발전기를 지지하는 자켓 구조물이 인공어초 역할을 하고 있다. 덕분에 어족 자원이 늘었고 탐라 어촌계에서도 잡히는 물고기가 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풍력발전의 소음도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가 발전기 소음을 잡아주는 ‘백색소음’ 역할을 해 소음이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 차장은 “제주의 어민은 물론 풍력발전이 조성된 해안가 1km 구간 주민들도 소음을 못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풍력단지를 배경으로 한 카페와 식당이 생겨서 마을 경제에 보탬이 된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풍력 발전으로 인한 항행 우려도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사업이 진행된 후 어촌주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그렇기에 사고 위험이 없다. 또 중점 조치로 국제규정(IALA Recommendation)과 해양수산부의 항로 표지 기준을 따라 철저히 항행 안전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발전기 꼭대기에 오르니 칠산바다에 펼쳐진 거대한 풍력발전 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닷바람을 전기로 바꾸는 현장의 노력도 함께 묻어났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국내 최대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는 자부심이 크다. 성공적인 준공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곳의 경험을 토대로 풍력발전 경쟁력을 키워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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