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듣보잡’ 발언에 뒤집어진 문체위 국감 [영상]

안민석 ‘듣보잡’ 발언에 뒤집어진 문체위 국감 [영상]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듣보잡’ 발언에 국정감사에서 고성이 오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29일 안 위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한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에 대한 질의에서 “테니스계의 ‘듣보잡(잘 알려지지 않은 대상을 이르는 비속어)’ 곽용운이라는 사람”이라고 발언했고 곽 회장은 “지금 듣보잡이라고 했습니까. 제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입니까”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안 위원장은 2016년 7월 테니스계에서 알려지지 않은 곽 회장이 협회장이 된 배경에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자인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지원이 있었다는 것인 “테니스계의 정설”이라고 주장했다. 또 곽 회장의 조카가 인수위원장과 인사위원장직을 맡은 것이 협회 정관에 어긋나며 이를 ‘부적절하다’고 기술한 과거 감사결과 보고서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듣보잡’ 발언이 나오기 전부터 국감장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안 위원장은 “감사 결과를 부정하느냐”는 질의에 박 회장이 거듭 “해명을 하겠다”고 응수하자 “해명할 기회를 안드리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영상=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박 회장이 질의 중 해명할 기회를 수차례 요청하자 안 위원장은 “증인으로 나온 것이다 질문에만 답변하면 된다. 해명을 듣는 자리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박 회장은 “그러면 질의를 안하셔야죠. 일방적인 질의를 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박 회장은 자신이 지난 23일 국감에서 조카의 인사위원장 임명 지적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을 안 위원장이 위증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해명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국감은 사실상 진행이 어려운 분위기로 흘러갔다.

조카를 사랑하고 거짓말이 능하다는 점이 최순실과 동일하다는 취지의 안 위원장 발언에 박 회장은 “경찰서 조사를 받고 무혐의로 판결이 났다”고 항변했다. 김종 전 차관의 지원 부분에 대해서는 “최순실이 누군지도 모르고 김종 차관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부인했다.

안 위원장도 지지 않았다. 그는 “(박 회장은) 거짓말에 너무 능하다. 규정에 있는 사실을 위반하고 문제가 없다고 뻔뻔하게 지난주 국민들 앞에서 생방송 국민들이 보고 계시는데 문제가 없다 (했다)”고 질타했고 박 회장은 “인수위원장을 하지 말라는 규정이 있느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이날 안 위원장은 “아마 이렇게 국회를 능멸하는 경우는 아마 해방 이후 처음 일 것”이라고 지적했고 박 회장은 “이 잡놈이 이야기 드린다. 그렇게 표현하지 말라”고 재차 언성을 높였다.

특히 안 위원장이 일련의 문제를 담은 올해 자체 감사보고서가 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민원을 제기한 감사가 오히려 해임됐다는 부분을 지적하자 국감은 파행 직전까지 갔다.

박 회장은 “정확하게 팩트(사실관계)를 말씀하라. 왜 거짓말 하나”고 안 위원장에게 언성을 높였고 다른 의원들이 정회와 간사 회의를 요청하며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안 위원장은 “증인의 오만한 태도는 감당할 수가 없다”며 특별감사를 검토하고 위증에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어진 다른 증인 질의 후에는 “듣보잡 표현은 유감”이라며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안 위원장의 이날 듣보잡 발언에 관련 영상 유튜브 채널과 SNS 등에는 “부적절한 발언이다”, “국회가 국민을 모욕했다”는 등의 누리꾼 반응이 다수 올라왔다. 30일 안 위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국정감사 마치고 오늘 평양 떠납니다”라고 올린 게시물에도 관련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안 위원장은 지난 23일 국감에서도 박 회장 조카의 인수위원장 임명 관련 문제를 지적했고 박 회장이 문제를 인정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최순실 김종의 후광으로 회장이 된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은 저와 맞짱 뜨고 싶었겠조”라며 SNS를 통해 불쾌감을 표현한 바 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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