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황희찬에 남겨진 과제, 정신적 성숙

[옐로카드] 황희찬에 남겨진 과제, 정신적 성숙

[옐로카드] 황희찬에 남겨진 과제, 정신적 성숙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 대표팀은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꺾고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발 과정에서 인맥 논란이 일었고, 조별예선 말레이시아전 패배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스태프와 선수들 저마다 고충이 있었겠지만 이번 대회에서 냉탕과 온탕을 쉴 틈 없이 오가며 가장 많은 마음고생을 한 선수를 꼽자면 다름 아닌 황희찬(22)이다. 

FC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소속으로 활약한 황희찬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저돌적이고 과감한 돌파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승우(20)와 함께 대표팀에 젊은 에너지를 불어놓고 우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열리고 가장 많은 뭇매를 맞은 선수는 황희찬이었다.

‘황소’라는 별명처럼 피지컬을 이용해 파워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세밀함이 부족했다. 결정적인 찬스 몇 차례를 허무하게 날렸고, 패스 실수 또한 잇따랐다. 

다듬어지지 않은 기량만큼이나 그의 성숙하지 못한 행동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말레이시아전에서 패한 후 분을 이기지 못해 상대 선수들과 인사를 하지 않고 라커룸으로 들어갔고, 팬들의 비판이 극에 달한 이란전에서도 연장 페널티킥 득점 이후 자신을 비판했던 팬들에게 경고하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치며 여론을 들끓게 했다. 

결승전인 일본전에서도 황희찬은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초반 고의적인 태클로 팬들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일본 선수의 발에서 이미 공이 떠났음에도 의도적으로 달려들어 종아리를 걷어찼다. 

이를 본 최용수 SBS 해설위원은 격노했다. 그는 “황희찬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 저런 행동은 좋지 않다”며 “저런 행동은 퇴장이다. 퇴장”이라며 지적했다.

위험하고 비신사적인 파울이었다. 팀에게나 본인에게 전혀 이로울 것 없는 행동이었다. 옐로카드를 받는 데 그쳤지만 심판이 판정에 유하지 않았다면 레드카드까지 나올 수 있었다. 만약 황희찬이 퇴장당한 상태로 10명이서 경기를 치렀다면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다. 

활약도 있었다. 연장전에도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천금 같은 추가골을 뽑아내며 한국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덕분에 일부 성난 여론도 가라앉혔다. 

하지만 일본전, 그리고 대회 내내 보인 그의 경기력을 돌아볼 때 기대보단 근심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팀을 위해서가 아닌 개인의 감정에 도취돼 나오는 돌발 행동은 줄일 필요가 있다. 팬들과 전문가들의 진실 된 조언들은 반감보단 수용의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황희찬은 아직 어리다. 발전 가능성이 열려있다. 당장에도 벤투 신임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대표팀 신분으로 4일 파주NFC에 입소한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은 당분간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황희찬은 대회가 마무리 된 후 자신의 SNS에 “월드컵, 아시안게임을 하면서 너무 많은 걸 배우고 있다”며 “팀에 돌아가서도 더 잘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피지컬과 돌파력을 겸비한 황희찬은 한국 축구의 미래다. 말 많고 탈 많았던 황희찬의 아시안게임이, 그의 앞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 볼 일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