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케인 골이야’ 제소한 토트넘, 에릭센 다친 마음은 어쩌나

‘케인 골이야’ 제소한 토트넘, 에릭센 다친 마음은 어쩌나

[옐로카드] ‘케인 골이야’ 제소한 토트넘, 에릭센 다친 마음은 어쩌나

토트넘 홋스퍼가 기분 좋은 승리에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토트넘은 지난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BET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결승골은 후반 18분 터졌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올렸다. 해리 케인이 헤더를 시도했고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런데 득점 장면이 애매했다. 공이 케인의 머리를 스쳤는지 당장 육안으로 판단이 힘들었다. 그러나 케인이 골 세리머니를 펼치며 환호했고 동료들도 그제야 다가가 축하를 건넸다. 

하지만 주심은 에릭센의 골로 판정을 내렸다. 공식 기록도 에릭센의 득점으로 남았다.

케인은 강력히 반발했다. 경기 직후 “승리가 더 중요하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던 그는 불현듯 태세를 바꿔 “맹세하건대 내가 공을 건드렸다는 데 딸 목숨을 걸어도 좋다. 하지만 (경기 중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며 자신의 득점이라 주장했다.

득점왕을 향한 케인의 강한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는 지난 2년간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에 5골 차로 뒤져있다. 

“누구의 골이건 우리가 쉽지 않은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발언에도 ‘과연 누구의 골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결국 토트넘은 ‘케인의 득점으로 수정해 달라’고 EPL 사무국에 공식 제소했다. 

이는 또 나름의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의 제소 내용이 ‘결승골의 주인공을 가려달라’는 요청이 아니라 맹목적으로 케인의 요구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트넘이 팀의 에이스인 케인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제소를 결정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토트넘은 케인과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등의 ‘큰 손’에 맞서기 위해선 최대한 케인의 마음을 붙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문제는 후폭풍이다. 케인의 제소가 받아들여져 결승골의 주인공이 바뀐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팀 분위기가 와해될 가능성이 있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 12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유벤투스에 패배했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FA) 준결승에 올라있고 리그 TOP4도 유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팀의 중심 해리 케인이 야기한 불협화음은 분명 유쾌하진 않다.

에릭센은 올 시즌 토트넘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스카이스포츠가 꼽은 파워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논란으로 그가 느낄 섭섭함과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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