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건희 차명계좌 특별검사 착수…정치권 “면피성 느낌”

금감원, 이건희 차명계좌 특별검사 착수…정치권 “면피성 느낌”금융감독원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위해 검사에 나섰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금감원의 검사가 요식행위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19일 ‘이건희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 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T/F는 원승연 부원장(자본시장 담당)을 단장으로 금융투자검사국과 자금세탁방지실, IT·핀테크전략국 등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구성된 T/F는 향후 2주 동안(2월19일~3월2일)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4개 증권사를 상대로 실명제 당시 이건희 회장의 27개 차명계좌의 금융자산을 밝히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T/F 운용 기간은 최초 2주로, 금감원은 필요에 따라 최대 2달까지 검사 기간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의 이같은 과징금 부과 움직임은 앞서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기인하고 있다. 법제처는 금융위의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에 대한 유권해석 요청에 1997년 12월 이후 실제 소유주(자금 출연자)가 밝혀진 차명계좌는 실소유주 명의로 전환하고 과징금을 매겨야 한다고 해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다만 금감원의 과징금 부과 의지에 대한 우려가 크게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금감원의 검사가 면피성 조사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건희 차명계좌 T/F 운영과 검사 착수는 반갑지만, 허겁지겁, 면피성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지난 국정감사에서 억지주장으로 버티기와 시간끌기를 한 금융당국이 국민이나 국회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이제 와서 일하는 척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T/F는 실무인력이 10명에 불과하고,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만 운영된다. T/F 운영이 이건희 차명계좌 조사 종결을 위한 요식행위로 끝날까 걱정된다”면서 “금융당국의 차명계좌 T/F는 빈수레 T/F, 뒷북 T/F로 전락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TF는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4개의 증권사에 한정해 검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제한을 두어서는 안된다. 코스콤이나 예탁결제원에 대한 실태조사도 빠뜨리지 말고 반드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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