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장기용 “포털 사이트에 제 이름 올라오는 것, 너무 신기했죠”

장기용 “포털 사이트에 제 이름 올라오는 것, 너무 신기했죠”

이준범 기자
입력 : 2017.12.01 12:47:52
수정 : 2017.12.04 20:37:27

사진=YG엔터테인먼트


배우 장기용이 KBS2 ‘고백부부’에서 연기한 ROTC 선배 정남길은 단순한 ‘서브 남주’가 아니었다. 드라마에서 정남길은 18년의 시간을 거슬러 온 마진주(장나라)-최반도(손호준) 부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인물이다. 그가 시간여행의 비밀을 눈치 챘을 거라고 시청자들이 추측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마진주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다음날 완전히 달라진 그녀의 모습에 놀란 후 폭행당할 위기에서 그녀를 구해줬고, 친구들과의 강릉 여행에 함께 했다. 또 마지막회에선 최반도의 사고를 목격하기도 했다. 마진주의 곁에서 후배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 동시에 자신도 성장하는 중심인물 중 한 명이었던 것이다.

최근 쿠키뉴스 본사에서 만난 장기용은 처음 정남길 역을 만난 순간부터 “정말 하고 싶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고백부부’에서 다른 어떤 캐릭터보다 매력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남길을 소화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감독님이 ‘기용이 아니라 남길이가 더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드라마 초반에 그 부분을 많이 물어봤어요. 제 목소리 톤이 저음에 조근조근하고 친절한 말투인데, 남길이는 시크하게 툭툭 내뱉는 말투거든요. 후반부에선 남길이의 뻔뻔한 모습이 나와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작가실까지 직접 찾아가서 ‘제 생각엔 이런 것 같은데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요’라고 물어본 적도 있어요. 또 평소에 좋아하던 김우빈, 공유 선배님이 나온 영화, 드라마를 많이 참고했어요. 어떻게 하면 달달한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까 싶어 선배님들의 눈빛이나 제스처를 따라해 보기도 했죠.”

사진=YG엔터테인먼트


드라마를 모니터하는 장기용의 눈에는 자신의 부족한 면이 자꾸만 눈에 들어왔다. 많은 노력에도 혼자 연습하던 것과 현장의 느낌은 확실히 달랐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떨어진 그의 마음을 녹인 건 “나만 믿고 따라오면 돼”라는 장나라의 한 마디였다.

“오디션을 봤을 때도 그렇고 저는 제가 잘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촬영 초반에는 쉽지 않았죠. 연기할 때 제 미흡하고 서툰 부분들을 많이 느꼈어요. 카메라 앵글, 시선 처리, 대사 톤에 있어서 혼자 연습할 때 느낌과 현장에서 상대 배우와 맞춰보는 느낌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자꾸 자신감이 떨어지고 경직되는 순간에, 장나라 누나가 먼저 다가와서 ‘걱정할 필요 없다’며 ‘나 믿고 따라오면 돼’라고 말해주셨어요. 그 말 한 마디에 얼어있던 게 녹으면서 편안해졌죠. 그래도 조금이라도 저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건 이전보다는 편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는 점이에요. 제가 어떤 부분에서 미흡하고 서툰지 알았으니까 다음에는 좀 더 보완해서 해볼 거예요. 그렇게 하다보면 점차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요.”

장기용이 모델 일을 처음 시작한 건 5년 전인 스물한 살 때였다. 우연히 본 패션쇼 영상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장기용은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시작한 모델 생활을 “너무 재밌었다”고 기억한다.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패션쇼를 하는 것도 재밌었지만, 뮤직비디오와 영상을 찍는 건 더 재밌었다. 그렇게 오디션을 보기 시작하면서 드라마에 캐스팅되고 자연스럽게 배우가 됐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한 가지 뿌듯한 점이 있다면 서울에 올라와서 혼자의 힘으로 해냈다는 거예요. 각박한 사회생활을 차근차근 헤쳐나간 것에 보람을 느끼죠. TV에 제 얼굴이 나오면 부모님과 친형이 제일 좋아해주세요. 이번에도 공중파 드라마, 그것도 좋은 작품에 나오니까 너무 좋아하셨죠. 좋아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힘을 내요. 저도 가끔 포털 사이트에 제 이름이 거론되고 기사가 나오는 게 너무 신기해요. 울산에 있을 때는 그런 건 연예인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에 제가 그 사람이 돼 있더라고요.”

장기용은 ‘고백부부’를 통해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확실하게 알렸다. 그도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달라진 걸 실감한다. 전에는 장기용 개인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면, 이젠 작품에 대한 질문이 많아지면서 ‘신인 연기자 장기용으로 봐주시는 구나’ 하고 생각한다.

“‘고백부부’를 통해 장기용이라는 배우가 이런 표정, 이런 목소리, 이런 분위기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직 전부 보여준 건 아니지만, 조금이마나 이런 매력이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드라마를 만나서 다행이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다행인 만큼 다음 작품에선 보완해서 제 매력을 더 보여줄 생각이에요. 전 항상 ‘천천히 가고 싶다’고 말해요. 좋은 선배님들 밑에서 조연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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