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홍대 머리채남' 길거리 공연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홍대 머리채남' 길거리 공연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이은지 기자
입력 : 2017.11.13 11:14:11
수정 : 2017.11.13 11:14:21


길거리 공연인 ‘버스킹’ 문화가 국내에 번진 것은 그룹 버스커버스커의 ‘슈퍼스타 K’ 우승 이후입니다. 버스커(길거리 공연자)들은 악기나 작은 마이크, 휴대용 앰프 등을 들고 다니며 거리 곳곳에서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자신의 음악적 실력을 뽐내죠. 특히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에서는 1년 365일 활발하게 거리 공연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서울 청계천이나 부산 해운대의 경우, 관광 명소라는 점과 맞물려 서울시와 부산시에서 아예 버스커들을 뽑아 공연 장소를 만들어주는 배려를 할 정도죠.

그러나 활성화된 버스킹 문화에 비해 버스커들의 의식은 아직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 문제가 많습니다. 홍익대학교 인근 걷고 싶은 거리의 경우, 주말에는 길거리를 점령한 버스커들 때문에 통행자들이 불편을 겪기 일쑤죠. 소음도 문제가 됩니다.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한 만큼 버스커들의 공연을 원치 않는 시민들에게는 단순 소음피해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12일 오전 SNS상에서 화제가 된 버스킹 단체 ‘하람꾼’의 동영상 또한 버스커들의 의식 부족을 보여주는 단면이 됐습니다. 이날 네티즌 ‘일곱계절’은 자신의 SNS에 “영상찍다 충격 받았다”며 동영상 하나를 게재했습니다. 영상 속에는 거리에서 댄스 버스킹을 선보이던 세 남자 중 한 명이 구경하던 여성 관객의 머리채를 잡고 나와 마구 흔드는 장면이 담겼죠. 영상을 게시한 글쓴이는 “여자분은 싫어하시는 것 같은데 보며 당황했다” “당황해서 말리지도 못했으며,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너무 심한 것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영상 속에 담긴 내용이 당황스러웠던 만큼 영상은 ‘홍대머리채남’등의 태그를 달고 폭발적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영상을 접한 다른 네티즌들 또한 “폭력성이 짙어 보인다” “관객과 미리 협의했다고 해도 보는 사람 입장에서 가해행위로 보인다”며 의견을 제시했죠.

그러나 정작 영상 속 버스커인 하람꾼의 임병두씨는 다른 의견을 보였습니다. 임병두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나는 당당하다”며 “내 공연을 맨 앞에서 즐기고 있던 사람의 머리채를 잡은 것이지, 지나가던 애꿎은 사람의 머리채를 잡은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자신은 잘못하지 않았다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또한 임씨는 “내게 머리를 잡힌 당사자가 사과를 요구해야 사과를 할 것”이라며 다른 이들의 첨언은 부당하다는 뉘앙스로 말했죠.

그러나 임병두씨의 입장은 문제가 많습니다. 공연을 즐기고 있던 사람이라 해도, 사전 협의되지 않은 행위는 관객 입장에서 충분히 무례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해당 관객이 어떤 마음으로 공연을 보고 있었는지도 모르는데다, 혹시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면 충분히 위험할 수 있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임씨의 다른 공연 중 같은 피해를 당한 관객은 임병두씨의 SNS 덧글을 통해 “같은 피해를 입었으며, 증거가 될 만한 동영상이 있는 분은 내게 보내주었으면 좋겠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그밖에도 다른 관객들 또한 “해당 행위 자체가 폭력성을 짙게 띠고 있어, 보는 사람에게도 충격을 줄 수 있다” 혹은 “심지어 하람꾼은 버스커들 사이에서도 유독 유명한 그룹이며, 하람꾼이 이 같은 행위를 계속한다면 다른 버스커들에게도 무시 못 할 영향을 줄 것”이라며 임병두씨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씨는 현재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입니다. 정말 당사자가 아니라면 남의 지나친 행동에 첨언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무료 길거리 공연이라 해도, 관객에게 보내는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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