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BBK·블랙리스트·국정원 댓글…침묵하는 이명박 정부, 책임질 것 없나

BBK·블랙리스트·국정원 댓글…침묵하는 이명박 정부, 책임질 것 없나

이소연 기자
입력 : 2017.09.13 11:30:52
수정 : 2017.09.13 11:31:05

지난겨울,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규탄하기 위한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의 구호 속에는 종종 “이명박도 박근혜다” “이명박을 구속하라”는 외침이 섞여 있었는데요. ‘이명박근혜’ 정권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보수정권 9년의 적폐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이명박 정부 관련 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주가조작으로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힌 ‘BBK투자자문’의 실소유주였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됐는데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경준씨의 ‘LKe뱅크’에서 지난 2001년 2월28일 이 전 대통령의 계좌로 49억9999만5000원을 입금한 내역이 검찰 수사기록에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BBK 주가조작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인물입니다. 검찰은 BBK와 관련 없는 내역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BBK 주가조작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뒤집는 자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조직적으로 BBK 사건 무마에 관여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시사인은 지난달 “김경준의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140억원이 이 전 대통령의 소유로 의심되는 ‘다스’로 송금됐다”며 “청와대 그리고 외교부와 검찰이 이를 위해 움직인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운용 의혹도 새롭게 제기됐습니다. 국가정보원(국정원) 개혁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1일 “지난 2009년 9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민정·홍보수석과 기획관리비서관이 국정원에 문화·연예계 정부 비판세력을 파악하고 견제토록 지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관계자들이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만큼 이명박 정부 관계자들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에서 직원과 민간인 등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사건의 윗선이 누구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KBS와 MBC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장악됐던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겠다”며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사과 또는 책임을 지겠다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측 관계자들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우리는 박근혜 정부와 다르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일”이라며 확답을 피하거나 침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홍준표 자유한국당(한국당) 대표를 만나 4대강 사업 감사 움직임에 대해 “재판까지 다 받은 사안인데 감사원에서 진행한다고 하니…”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여당이었던 한국당은 외려 ‘정치보복’이라며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이라는 허울 좋은 미명 아래 정치보복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도 “안보위기가 극단적으로 치닫는데 문재인 정권은 전 정권보복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엄호에 나섰죠. 

여론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적폐를 밝혀야 한다는 쪽입니다. 지난 5일 발표된 쿠키뉴스 여론조사(ARS여론조사 유선전화45%+휴대전화55%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 응답률 4.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 국민 70.9%는 ‘국정원 댓글 사건의 윗선을 밝혀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바로잡는 것이 우선입니다. 여론조작과 블랙리스트 의혹 등은 이미 지나간 일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검찰청 포토라인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하며 입을 닫는 전 지도자의 모습에 국민들은 이제 피로감을 느낍니다.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요.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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