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부는 ‘대체조제’ 바람

‘대체조제·성분명처방’ 권고하는 WHO, FIP…“자연스런 발전방향”

오준엽 기자
입력 : 2017.09.13 08:27:10
수정 : 2017.09.14 18:21:14


최근 전 세계는 동일성분 대체조제와 성분명처방의 도입, 그리고 그 필요성에 대한 주장의 목소리로 채워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약사연맹(FIP)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 중인 FIP 서울총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를 권고했다.

카르멘 페냐 FIP 회장은 “1997년 채택한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에 대한 FIP 선언문의 내용에 바이오시밀러 등을 포함시켜 만장일치로 재확인(인정)했다”며 “전 세계가 보편적인 건강을 누리길 기원하며 국제일반명칭(INN) 대체조제와 성분명처방을 권고한다”고 했다.

라파엘라 발로코 매타벨 WHO 성분명처방 프로그램 그룹장은 “WHO에서 결의안은 곧 법”이라며 “의약품 브랜드명(제품명)이 아닌 INN을 기준으로 처방하는 결의안을 채택해 권고한 바 있다”고 FIP의 권고에 힘을 실었다.

의약품의 제품명이 아닌 성분명으로 처방이 가능할 경우 값비싼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인한 보험재정과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고, 의사의 처방전을 들고 전국 어느 약국에서도 동일성분의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복용편의성을 위한 복합제가 등장하고,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 등으로 인해 복용해야하는 의약품이 많아지면서 제품명 처방은 불필요한 성분을 과다ㆍ중복 복용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환자의 안전상 INN에 기초한 성분명 처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의약분업, 성분명처방은 인류 위한 시대적 흐름”

세계의 성분명처방과 동일제제 대체조제 현황을 연구한 곤잘로 소사 핀토 FIP 전문성개발 지원단장(사진)은 처방권과 조제권의 분리를 모토로 한 의약분업과 전문성 강화에 기초한 성분명처방 및 동일제제 대체조제는 환자를 위한 보건의료시스템의 발전방향이라고 전했다.

핀토 단장은 처방과 조제가 나뉨에 따라 치료의 효과를 좀 더 높이는 기회가 됐다고 말한다.

임상 현장에서 의사는 병의 원인을 알고 치료의 기전을 찾는데 집중한다면, 약사는 처방된 의약품의 문제나 제품 간 상호작용 등을 파악해 2중 확인이 가능해짐에 따라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국제적으로 통일된 일반명칭(INN)으로 작성된 성분명 처방은 의료와 약료로 영역을 분리한 취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바탕이자 전문성을 기반으로 책임질 수 있는 의약품 사용의 전제조건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WHO는 50%의 환자가 의약품을 올바르게 복용하고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INN처방은 의약품의 논리적 사용에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며 안전하고 견고한 처방을 할 수 있는 기틀이자 건강관리체계의 예산을 절약하고 환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핀토 단장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국가마다 제도적 차이는 있지만 조사에 참여한 72개국 중 성분명처방을 38%, 대체조제를 56% 허용하는 등 94%가량이 약사에게 제네릭 의약품을 선택하고 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경제적 지속가능성과 건강관리체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었다.

다만 이해관계자들의 합의가 이뤄져야하는 만큼 일련의 변화가 뿌리내리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규제기관 또한 복제 의약품(제네릭)을 신뢰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기준에 근거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결과를 검토하고 제네릭을 허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사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라며 “조제는 단지 약의 전달이 아니다. 약의 가치를 잃지 않도록 환자가 올바른 약을 적절히 복용할 수 있게 도와 건강증진과 환자의 후생, 지역사회에 기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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