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가치 증명한 김선형, 아시아 정상급 가드로

8억 가치 증명한 김선형, 아시아 정상급 가드로[쿠키뉴스=문대찬 기자] 김선형(SK)의 퍼포먼스가 심상치 않다. 대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자신이 ‘탈아시아급’ 가드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남자 농구대표팀 김선형은 17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한국과 필리핀의 8강전에 출전해 21득점 4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김선형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강호’ 필리핀을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민첩하고 날랜 필리핀 가드들 앞에서 김선형의 기량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을 상회하는 압도적인 모습으로 TV 앞에 앉은 국내 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김선형은 허재 감독의 ‘공격 농구’에 가장 어울리는 적임자였다. 빅맨 오세근과의 협력 플레이는 물론이고 특유의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수비를 뚫어냈다. 김선형은 돌파와 속공위주로 필리핀의 골대를 지속적으로 두들겼다. 조직력은 강점이나 플레이 메이킹이나 개인 기량 면에서 의문부호를 낳았던 대표팀의 약점을 단숨에 상쇄했다. 

심지어 외곽슛 능력마저 장착했다. 김선형은 이날 야투 11개를 던져 9개를 성공시켰다. 3점슛도 2개를 시도해 모두 넣었다. 필리핀은 김선형의 공격력에 추격 동력을 상실하고 무너졌다.

광복절, 8강 문턱에서 만난 일본전에서도 김선형의 활약은 빛났다.

대표팀은 3쿼터 종료 3분을 남긴 상황에서 49대56으로 뒤졌다. 하지만 김선형이 과감한 드라이브인에 의한 득점에 추가 자유투까지 얻어내면서 57대56으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김선형은 4쿼터에도 3점슛 2개를 꽂아 넣으며 일본을 허물어뜨렸다.

김선형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14.4득점 4.6어시스트로 활약 중이다. 야투 성공률은 63%, 3점슛 성공률은 61.5%에 달한다. 타국 가드들에 비해 득점력은 다소 저조하지만 정확도 부분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예리함과 안정감을 겸비해 더욱 위협적이다.

김선형은 최근 소속팀과의 연봉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7억9000만원을 제시한 김선형과 달리 SK는 팀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6억5000만원(연봉 4억5500만원·인센티브 1억9500만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소식을 접한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일부는 김선형을 두둔했지만 대부분은 그를 ‘거품’ ‘돈만 밝히는 선수’ 등으로 매도하며 비판했다. 

김선형도 이를 의식했을 터. 보수조정신청까지 가는 등 구단과의 갈등이 심화됐지만 결국 김선형이 구단의 제시안을 받아들이면서 사안은 일단락됐다. 

그로부터 2달 후. 김선형은 타국 땅에서 자신이 8억에 근접한 금액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임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김선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더는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은 20일 이란과 4강에서 맞붙는다. 김선형의 ‘쇼케이스’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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