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아이들 뛰노는 ‘바닥분수’, 결막염 위험높다

[쿡기자의 건강톡톡] 아이들 뛰노는 ‘바닥분수’, 결막염 위험높다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때이른 폭염 및 더위로 야외분수와 공원 내 야외 물놀이장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시원한 분수시설에서 뛰어 놀며 더위를 식히는 것은 좋지만, 바닥분수와 같은 수경시설은 수질 상태가 좋지 않아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바닥분수, 눈병 유발 심각

환경부가 지난 2014년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물놀이 수경시설 804개에 대한 수질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질기준을 초과하는 물놀이형 수경시설은 전체의 5.1%인 41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질기준을 초과한 수경시설 중 바닥분수가 35개, 벽면분수가 1개를 차지했다.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는 이러한 물놀이형 수경시설에 대해 수질기준을 정해놓고 있으며, 운영기간 동안 15일마다 1회 이상 검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 셈이다.

바닥분수는 저장된 물을 끌어올려 이용한 후, 사용한 물이 별도 처리과정 없이 저수조에 다시 들어가 재이용되는 구조다. 바닥분수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경우, 눈에 물이 들어갈뿐 아니라 놀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땀과 노폐물이 다시 바닥분수로 들어가게 되므로 물놀이 후에는 아데노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등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이 밖에도 유명 관광지 해변이나 워터파크 역시 수많은 인파가 몰려 유행성 눈병에 감염될 위험이 높고 전파가 빨라 야외 물놀이 후에는 눈병에 걸리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유행성 눈병 중에는 대표적으로 ‘유행성 각결막염’과 아폴로눈병이라 불리는 ‘급성출혈성 결막염’이 있으며, 눈물과 눈곱이 많이 생기거나 이물감, 가려움, 눈부심과 같은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유행성 눈병, 단체생활 하는 아동 및 청소년 주의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9월 안과감염병 표본감시체계 자료를 분석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행성 각·결막염의 환자 수가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안과의원 80곳을 대상으로 안과감염병 표본감시체계를 분석한 결과, 0-6세 환자가 1000명당 149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7-19세가 75.1명, 20세 이상이 23.9명 순으로 나타나 단체생활이 잦은 아동 및 청소년층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막은 눈꺼풀의 안쪽과 안구의 가장 바깥쪽을 덮고 있는 얇고 투명한 점막으로, 결막염이란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 미생물과 꽃가루나 화학 자극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여름철 유행성 눈병은 대부분 바이러스로 인한 결막염으로,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결막염에는 유행성 각·결막염, 인두결막염, 그리고 ‘아폴로눈병’이라고 불리는 급성출혈성 결막염이 있다. 그중에 흔히 발생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전염성이 강한 눈병으로 아데노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이며, 각막과 결막을 동시 침범하여 유행성 각·결막염이 발생하게 된다.

유행성 각·결막염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하며, 어른은 주로 눈에 국한된 증상을 보이는 반면 어린이는 고열, 인후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보통 양쪽 눈에 염증이 생기나 한쪽만 생길 수도 있으며, 양쪽 눈에 병이 난 경우 대개 먼저 병이 난 쪽에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잠복기는 접촉 후 보통 5-7일 정도로 대개 3-4주간 지속되며, 감염된 이후 약 2주 이상 전염성을 갖게 된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병 초기 충혈과 이물감이 있고 눈물이 많이 나오며, 눈꺼풀부종, 시력저하 등이 나타나는데 귀밑이나 턱밑에서 임파선 종창이 생기기도 한다. 이 밖에도 결막 표면에 막이 생성될 경우 각막 표면을 긁게 되어 통증이 심해질 뿐 아니라 시력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환자 중 일부는 각막 중심부에 이차적으로 발생한 상피각막염으로 인해 눈부심도 동반된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 중요

유행성 각·결막염 증상이 생기면 바로 안과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얼음찜질로 부종 및 통증을 완화시킬 수는 있으나 오히려 눈꺼풀 염증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외출 시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은 좋으나 안대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병원에서는 바이러스에 손상된 세포가 2차 세균에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사용하도록 하며, 증상에 따라 스테로이드 점안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증상이 발현된 이후 약 2주 동안은 활동적인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력이 강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경우 특히 손을 자주 씻어 바이러스 전파를 막고 주변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환자의 가족들은 수건, 비누, 침구 등을 반드시 따로 사용해야 한다.

그 밖에 아폴로눈병으로 알려져 있는 급성출혈성 결막염의 경우,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되며 결막 출혈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유행성 각·결막염에 비해 발병 후 지속기간은 짧은 편이지만 역시 뚜렷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송상률교수는 “유행성 안질환 증세가 의심될 경우, 가까운 안과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로부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외분수나 인공폭포는 시설에 따라 수질상태가 좋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물놀이를 할 경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인공눈물로 씻어내 눈에 세균이 침투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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