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구속] 막 내린 19년 정치인생…정계입문→파면→구속

[박근혜 구속] 막 내린 19년 정치인생…정계입문→파면→구속[쿠키뉴스=이소연 기자] ‘파면’으로 불명예스럽게 임기를 마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다. 

3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43·사법연수원 32기)는 박 전 대통령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강 판사는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탄핵된 지 21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98년 4월 대구 달성 15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후보로 출마, 61%의 득표율로 당선되며 정계에 발을 디뎠다. 노태우 정권의 핵심 실세였던 고(故) 엄삼탁 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상대로 거둔 압승이었다. 지난 79년 아버지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사실상 은둔 생활을 해왔음에도 대중은 ‘퍼스트레이디 박근혜’를 잊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고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경북 지역과 보수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아이돌’급 인기를 누렸다.  

정치인으로서 박 전 대통령의 주가는 국회 입성 후 줄곧 상승선을 그렸다. 당의 위기상황에서는 ‘구원투수’로 나서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과 금품수수 비리인 일명 ‘차떼기 사건’으로 소멸 위기를 맞았다. 같은 해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5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때 박 전 대통령은 지지율 10%대로 추락한 한나라당의 당 대표로 추대됐다. 기존 당사 대신 서울 여의도공원에 ‘천막당사’를 설치한 후, 총선을 진두지휘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기세를 타고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121석을 확보했다. 그는 2년 3개월간의 당 대표 재임 기간, 모든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다.  

상승세가 주춤한 일도 있었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박 전 대통령은 당내에서 입지를 잃었다. 이듬해 18대 총선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가 대거 공천에서 배제당하는 이른바 ‘공천 학살’을 겪기도 했다. 당시 탈당한 친박계는 ‘친박연대’를 급조, 총선에 나서 13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당이 아닌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확고한 세력이 있다는 방증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당이 서울시장 보선 패배, 디도스 공격 의혹 등으로 위기상황에 빠지자 재차 등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의 이름과 로고 등을 모두 바꾸는 개혁을 추진했다.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후, 19대 총선에서 과반의석(152석)을 차지했다. 

지난 2012년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됐고, 같은 해 12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상대로 51.6%의 득표율을 획득하며 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정치인으로서 정점에 오른 것이다. 취임 이후에도 30%대 ‘콘크리트 지지층’을 기반으로 창조경제, 대북 압박정책, 노동개혁, 국정 역사교과서 등 박근혜표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며 박 전 대통령의 주가는 끝없이 하락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대로 바닥을 쳤다. 같은 해 12월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찬성 234, 반대 56, 기권 2, 무효 7로 가결됐다. 이후 헌정 사상 첫 번째로 탄핵이 인용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앞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강요, 강요 미수, 공무상 비밀누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등 13가지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에서도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