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당뇨병 관리] 당뇨병 환자와 합병증, 악연이지만 필연은 아니다

[겨울철 당뇨병 관리] 당뇨병 환자와 합병증, 악연이지만 필연은 아니다글·송기호 교수(건국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쿠키 건강칼럼] ‘행여 별 탈은 없나 점검 겸 받는 거지.’ 진료 시 수년 째 당뇨병 합병증 검진을 잘 챙겨 온 연세 지긋한 환자분께 ‘꼬박꼬박 검진을 잘 챙기신다’고 인사를 건 냈을 때 들은 말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당뇨병 관리의 방점은 매일 매일의 혈당 관리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젊은 환자 수의 증가, 기대 수명의 연장 등으로 환자들이 당뇨병을 관리해야 할 기간이 길어지면서부터 정기 검진 등 장기간 당뇨병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당뇨병 환자들이 여전히 정기 검진을 잘 챙기지 못하고 있다. 당뇨병 관리 자체 그리고 정기검진의 필요성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낮은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년 동안 생활습관 관리와 치료제 복용 등을 성실히 챙겨온 환자들 중에서도 오랜 기간 혈당 조절을 잘 유지하고 있는데 합병증 검사까지 챙길 필요까지 있을까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당뇨병이 진행성 질환인 만큼 생활습관과 약물 요법 등의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당뇨병 환자들은 여생 중 언젠가는 심혈관계 질환, 망막병증, 신증(콩팥병증), 신경병증 등 합병증과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 합병증은 일단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고 방치됐을 경우 여생의 삶의 질을 크게 훼손한다.

특히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등 심혈관계 합병증은 당뇨병 환자 2명 중 1명이 이로 인해 생을 마감할 정도로 당뇨병 환자에게서 주요 사망 원인이다. 이들 질환은 설령 치료가 이뤄지더라도 신체 기능 장애와 마비 등의 후유증을 남기는 만큼 사전에 예방에 힘쓰고 정기적으로 위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병력 또는 가족력 등의 위험 요인을 가졌거나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 심혈관계 의심 증상을 자주 경험한다면 전문의에게 해당 사항을 보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기 검진의 횟수 등을 늘리거나 필요 시 혈당 조절을 위한 약물 요법에 있어서도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는 치료제를 처방 받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합병증을 예방하고 당뇨병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기 검진과 함께 당뇨병 교육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 당뇨병 교육은 현재 당뇨병 관리를 잘 하고 있는 지 확인 할 수 있고 당뇨병관리의 새로운 변화 등을 배울 수 있어 기존 교육 참여 여부와 별개로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료진 등 전문가의 도움으로 본인의 당뇨병 관리 현황 점검, 스트레스, 가족과의 갈등 등 당뇨병 관리에 있어 수반되는 문제 해결 등뿐만 아니라 당뇨병 관리에 대해 온라인에서 떠도는 정보들 중 옥석을 가려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대한당뇨병학회도 당뇨병 관리 하나둘 셋 수칙 발표 등으로 당뇨병 환자들에게 매년 한 번씩은 꼭 당뇨병 교육에 참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환자와 당뇨병 합병증의 악연이 필연은 아니다. 진료를 통해 필자가 만나 본 환자 중에는 생활 습관 관리와 약물 요법, 건강 검진 등의 관리를 꾸준히 유지해 십수년 째 합병증 없이 당뇨병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당뇨병 관리를 통해 건강을 잘 유지한 덕에 환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또래의 일반 사람들보다 오히려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당뇨병 환자들이 이러한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매일 매일의 생활 습관 관리와 혈당조절에 더해 병원 방문 시, 연간 관리 등 주기 별로 필요한 관리에도 보다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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