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간 원팀 행보? 洪 “날 구태로 몬 윤핵관, 가증스러워”

21일 오전에만 페이스북에 네 차례 글 올려
“윤핵관, 참 음흉한 사람들”

물 건너간 원팀 행보? 洪 “날 구태로 몬 윤핵관, 가증스러워”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쿠키뉴스DB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후보와의 만찬회동 직후 불거진 공천요청 논란과 선대본부 합류 무산에 대해 연일 분노를 표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원팀 분위기’는 사라진 채 내홍 조짐만 일고 있다.

홍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 측을 향한 4개의 글을 연달아 게재했다. 오전에는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중앙선대위 선거 캠프 참여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된 점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선대본부 합류 불발의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략공천 인사 추천을 비판한 점을 두고도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문제의 본질은 국정운영 능력 보완 요청과 처갓집 비리 엄단 요구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은 비난 할 수 없으니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직격했다. 

홍 의원은 2시간여 후 재차 글을 올렸다. 그는 “아무리 정치판이 막가는 판이 되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나 당내 현안을 논의한 것을 공천 요구로, 구태로 까발리고 모략하면 앞으로 어떻게 국정을 논의할 수 있겠나”라며 “대선 전략 논의를 구태로 몰아 본질을 회피하는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대구 이진훈 후보야 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재형 원장이 어찌 내 사람이냐”라며 “대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한 공천 추천을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둔갑시켰는데, 그 외 대선 전략 논의는 왜 공개하지 못하냐”고 쏘아붙였다.

홍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까지 거론했다. 홍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때 설마 그럴 리가 하곤 했는데 실제로 당해보니 참 음흉한 사람들”이라고 직격했다.

이후에도 홍 의원의 윤핵관 저격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아무런 이견도 없었던 두 시간 반 동안의 화기애애한 만찬이었다”며 “그런데 이튿날 느닷없이 수하들이 나서서 잠깐 제안했던 합류조건도 아닌 공천 추천문제를 꼬투리 잡아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공격하고 순진한 최재형 원장까지 동원해 나를 비난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건 몰라도 합의 결렬의 원인에 대해서는 바로 잡아야 한다”며 “그런 모함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의 글을 연달아 쓰면서 분노를 토했다.

홍 의원의 분노는 지난 19일 윤 후보와 비공개 회동 이후 전략공천 제안과 관련해 충돌하면서 촉발했다. 회동 자리에서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3월 재보궐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서울 종로 공천을 제안했다.

이에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전날 오전 회의에서 홍 의원을 겨냥해 ‘구태정치’, ‘당 지도자급에 걸맞은 행동을 하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윤 후보도 “(공천은) 공정한 위원회를 구성해 맡기겠다”며 선을 그었다.

윤 후보와 최 전 원장은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회동하며 공천 논란 진화에 나섰다. 최 전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홍 의원과 종로 전략공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으며, 자신은 조건없이 윤 후보를 돕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원팀 행보는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도 등판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홍 의원마저 결별 수순을 택하면서다.

일각에서는 원팀 구성보다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KBS라디오에서 “윤 후보가 지나치게 ‘원팀’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라며 “자기 확신을 갖고 내가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고 얘기를 하는 거지 특정인에 의존해서 도움을 받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안 하는 게 현명하다”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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