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과 ‘단일화’ 신경전 벌이는 안철수

안철수 “野, 내가 무서워서 공격… 내가 포기하면 야권이 져”
김철근·주이삭 “양치기 소년” “나르시시즘적 발언” 맹비난

옛사람들과 ‘단일화’ 신경전 벌이는 안철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국민의힘이 안철수를 두려워해서 비판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한마디가 구안철수계 국민의힘 인사들을 발끈하게 했다.

안 후보는 지난 1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은 ‘안철수가 무섭다. 이준석이 초조하다’ 이렇게 해석하면 된다”며 “정치인들은 아무런 신경을 쓸 게 없으면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위협이 될 때만 발언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 대표 발언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해당 방송에 앞서 이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보다 ‘간일화(간 보다가 단일화)’라는 단어가 더 뜨더라”고 했다. 최근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나로 단일화가 아니면 관심 없다”라는 취지로 강한 완주 의지를 드러내자 이를 평가절하한 것이다. 

안 후보는 자신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어느 정도 조금 오를 때 나는 더 많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것만 봐도 반사이익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또 “내가 포기하더라도 야권이 질 확률이 높으므로 나는 끝까지 갈 것”이라고 완주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두 사람 간 설전은 구안철수계 인사들과 국민의당의 충돌을 낳았다. 2017년 대선 당시 안 후보 캠프의 대변인이었던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과 지난해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합당 결렬에 반대해 국민의당을 탈당한 주이삭 서대문 구의원은 일제히 안 후보 공격에 나섰다. 

김 정무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안 후보가 최근 보여준 갈지(之)자 행보를 소개할까 한다. 좋게 말하면 ‘말 바꾸기’이고 좀 다른 표현으로는 ‘양치기 소년 같은 일’”이라며 “국민을 바보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게시물에서 △2020년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후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가지 않겠다(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2020년 12월 20일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나가지 않고 야권 단일 후보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가겠다(사실상 대선 출마 포기)” 등 안 후보의 과거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정치적 의도로 입장을 자주 바꾼다는 취지였다. 

주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본인이 위협되니 비판한다는 나르시시즘적 발언에 어안이 벙벙해 한마디 한다”며 “눈앞에 비판하는 정치인만 보이시겠지만, 정권교체를 못 하게 만들까 위협받는 국민들 마음도 느끼시면 어떻겠느냐”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합당 결렬’ 사태를 꼬집으며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땐 국민이 받는 그 위협을 느끼시고 합당하겠다고 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순전히 정치공학적이었던 것이라 더 놀라웠다”고 질타했다. 이어 “우리 후보가 못 하면 올라가고 스스로는 지지율을 올릴 역량이 없는 것이 현실인 분을 우리 당에서는 전혀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으니, 그런 오해는 앞으로는 안 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의당은 곧바로 “과거 안철수 인사들이 이 대표 히스테리에 덩달아 날뛰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영희 중앙선대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정무실장과 주 의원의 발언을 조목조목 짚으며 비판했다. 

먼저 김 정무실장에 대해선 “‘출마병’이라 하였는데, 전 국민의 20%가 넘는 지지를 받았던 대선 후보와 매번 정당과 지역을 옮겨가며 대부분 득표율 10%를 넘기지도 못했던 명분 없는 출마 인생을 산 사람 중에 누가 진짜 ‘출마병’인지는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주 의원과 관련해선 “언제 국민의힘을 탈당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본인의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며 국민의당 탈당과 복당을 반복하던 ‘청년자리꾼’”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신념과 철학도 없이 자리를 찾아 탈당과 복당을 반복하며 이리저리 옮겨 다닌 철새 정치인들이, 새 둥지에 가서는 어미 새에 딱 붙어 간신배를 자처하는 모습이 안쓰럽기 그지없다”며 “부디 남에게 기생하여 관심받고 존재감 확인하려는 한심한 어부지리 정치는 그만두고 스스로 입신하는 정도의 길을 걷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주 구의원은 재차 입장을 내고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당 가장 낮은 사무처 당직자 출신, 그리고 선출직 중 가장 낮은 직급인 동네구의원인 사람에게 선거 때마다 이것저것 요청과 헌신만 요구하던 분들로부터 일 좀 해보려고 딱 한번 자리를 요구했떠니 ‘청년자리꾼’이라는 호칭을 받게 됐다”며 “영광으로 삼겠다”고 비꼬았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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