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통합 '온도차'…큰 그림 그리는 원주시, 내홍 겪는 횡성군

원주시장 "지역주민 찬성 시, 행정구역 통합 논의도 가능"
횡성군수 "상생·협력 통합" 강조…행정구역 통합엔 선 그었다
국힘 횡성군당원협의회 "지역 통합 시 인구밀도 낮은 지역 더욱 낙후 우려"

지역 통합 '온도차'…큰 그림 그리는 원주시, 내홍 겪는 횡성군
원창묵 원주시장이 17일 강원 원주시청에서 현안 브리핑을 갖고 발언하고 있다.

최근 장신상 강원 횡성군수가 횡성-원주 상생·협력 통합으로 지역 현안 해결에 본격 나서야 한다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원창묵 원주시장은 한 발짝 더 나아가 행정구역 통합까지도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장 군수는 횡성-원주 행정구역 통합엔 분명히 선을 그었지만, 원 시장은 지역 주민들의 찬성을 바탕으로 한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원 시장은 17일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현안 브리핑을 갖고 “원주와 횡성은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기에, 원주·횡성 공동현안 추진협의회를 통해 특별자치단체 구성을 포함한 실질적인 행정구역 통합까지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 시장은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인구 50만 도시에도 가까워지는 만큼, 원주시민과 횡성군민이 통합에 찬성한다는 전제 하에 특례를 인정받아 통합시기를 2030년 정도로 추진하면 정치권의 저항을 줄이고 통합 준비를 위한 시간도 충분히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시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양 도시 간 거리감을 허물고 상생과 지역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차기 시정에서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해 추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지역발전을 위한 통합 제안이 자칫 지역 내 갈등이나 지역 간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횡성군에선 먼저 통합에 대한 공론화가 시작된 만큼 양 지역 주민들의 이익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통합 '온도차'…큰 그림 그리는 원주시, 내홍 겪는 횡성군
장신상 강원 횡성군수가 지난 13일 횡성군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앞서 장 군수는 지난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방자치단체 간 행정구역의 통합이 아닌 지역 고유의 행정자산과 자원은 유지하되, 공동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거나 큰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 정책적·기능적 통합과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횡성과 원주는 공동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현안이 산재해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자치단체 또는 지방자치단체조합 설치를 통한 통합 대응을 구체화하고 이를 공론화해 의견을 모아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현안으로 원주 공항 활성화 및 기능 확대, 국도 5호선 확장 및 수도권 전철 횡성 연장,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군용기 소음피해 공동 대응 등을 꼽았다.

반면 국민의힘 횡성군당원협의회는 1995년 실시된 춘천시-춘성군, 원주시-원성군, 강릉시-명주군 등 도내 대표적 시·군 통합지역 사례를 언급하며, 지역 통합 시 인구가 적은 군 지역은 더욱 낙후되고 삶의 질이 저하됐다고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원주⋅횡성=박하림 기자 hrp11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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