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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 김지영은 외롭다 [청년으로부터]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27세 김지영(여·가명)씨. 그는 외롭다. 공시생이 된 지 2년 만에 무기력에 빠졌다. 눈물도 늘었다. 처음엔 모든 게 힘든 공부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깨달았다. ‘나는 고립됐다.’ 일상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 같은 공시생은 적이고, 취업한 친구는 남이었다. 그리고 가족에겐 짐이 됐다. 김씨를 특히 힘들게 하는 것은 식사 시간이다. 혼자 먹는 밥은 늘 누군가의 부재를 확인하는 일 같았다.

쿠키뉴스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4일까지 20대 청년 261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하루 세끼 혼자 먹은 적 있다’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8.6%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매우 그렇다 14.9%, 그렇다 33.7%, 보통이다 11.9%, 아니다 27.2%, 매우 아니다 12.3%다.

1인 가구 증가도 청년의 쓸쓸함을 부채질했다. 지난달 8일 통계청 조사 결과 연령별 1인 가구 비중은 20대가 19.1%로 가장 많았다. 쿠키뉴스 인식조사에서도 적지 않은 청년이 고독사를 걱정했다. ‘나는 혼자 고독하게 죽을까 봐 걱정된다’라는 질문에 긍정 답변한 청년은 20.7%에 달했다. 매우 그렇다 4.6%, 그렇다 16.1%, 보통이다 15.3%, 아니다 33.7%, 매우 아니다 30.3%로 집계됐다.


사회적 고립도 지표 역시 20대 외로움을 보여준다. 사회적 고립도는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 나타낸다. 지난해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세~29세 청년 중 우울해서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하지만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은 14.6%로 집계됐다. 2019년도 10.7%에 비해 3.9% 증가한 수치다.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외로움에 익숙해진 탓일까. 청년 10명 중 6명은 혼자 있는 것을 선호했다. ‘나는 혼자 있는 게 편하다’라는 문항에 60.6%가 그렇다고 답했다. 매우 그렇다 16.9%, 그렇다 43.7%, 보통이다 20.3%, 아니다 13%, 매우 아니다 6.1%였다.

‘사람을 만나기 싫어질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를 묻자 절반이 넘는 청년이 인간관계가 피곤할 때(50.2%)를 꼽았다. 돈도 문제였다. 돈이 없을 때 사람을 만나기 싫어진다(22.6%)는 답변은 두 번째로 많았다. 시간이 없을 때(12.6),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걱정될 때(6.9%), 기타(7.3%), 응답 없음(0.4%) 순이었다.

대학생 최모(24·여)씨는 “취업 준비하며 아르바이트하기도 생활이 벅차다. 누군가를 만나 돈과 시간을 쓰는 것이 부담된다”면서 “코로나19 핑계로 혼자 있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단절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기성세대에게 듣고 싶은 말을 묻는 주관식 질문에 20대는 ‘힘든 것을 알고 있다’, ‘고생한다’라는 공감의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 밖에는 ‘이해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 ‘잘하고 있다’, ‘괜찮다’, ‘미안하다’ 등이 있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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