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두라도 탔나요?”… 대성공으로 돌아간 벨 감독의 후반전

“작두라도 탔나요?”… 대성공으로 돌아간 벨 감독의 후반전
여자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지소연.   대한축구협회(KFA)

후반전의 경기력은 전반전과 완전히 달랐다. 벨 감독의 교체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신세계·이마트 초청 친선전’ 뉴질랜드와 1차전을 2대 1로 승리했다.

전반 재키 핸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뉴질랜드의 수비수 메이케일라 무어의 자책골로 한국은 동점을 만들었고, 이윽고 임선주의 역전 헤딩골이 터지며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뉴질랜드와의 상대 전적에서 5승 5무 1패로 크게 앞서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지난 2019년 3월 호주 4개국 친선대회에서도 한국이 2대 0으로 승리한 바 있다. FIFA 랭킹 또한 한국(18위)이 뉴질랜드(23위)보다 높은 순위에 있어 이번 경기도 손쉬운 한국의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반전은 뉴질랜드의 압도적인 분위기로 흘러갔다. 경기 초반 한국은 홍혜지의 헤딩슛이 골문을 살짝 스치는 득점 기회를 놓친 이후 뉴질랜드에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수비수들도 몸이 무거운 듯, 좀처럼 상대 선수들을 막지 못했다.

결국 전반 25분 뉴질랜드의 알리 라일리의 크로스를 수비수들이 전혀 견제하지 못했고, 문전에 있던 재키 핸드가 헤딩으로 방향을 바꿔 선제골을 내줬다. 선제골을 내준 이후에도 한국은 좀처럼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고 0대 1로 끌려갔다. 

한국은 전반전이 끝난 뒤 후반전 시작을 앞두고 이금민 대신 최유리를 투입했고, 후반 9분에는 이민아 대신 박예은(경주한수원)을 투입했다. 

이 카드는 적중했다. 전반전에 한국은 중원 싸움에서 뉴질랜드에 밀렸는데, 박예은과 최유리가 투입된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몸을 부딪히면서 역습의 기회를 잡았다.

특히 박예은이 중원에 자리를 잡은 뒤에는 지소연의 수비 가담이 크게 줄었다. 이는 지소연이 좀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뉴질랜드 골문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결국 한국은 후반 14분 상대 자책골과 후반 36분 임선주(현대제철)의 헤더로 역전승을 거뒀다. 끌려가던 전반전과 완전히 다른 경기력이었다. 벨 감독의 교체 카드를 두고 중계석에선 “작두를 탄 것 같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경기 후 벨 감독은 “벨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드레싱룸에서 선수들에게 3가지를 강조했다. 우리는 경기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빨리 움직여야 했고, 전반전에 비해 적극적으로 뛰어야 했다. 또한 볼을 홀딩할 수 있는 상황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전반전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후반전에는 피지컬 적으로 많이 싸우고 좋은 경기를 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후반전에는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했다. 경기를 시작하고 끝날 때 까지 본인들의 능력을 믿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하프 타임 때 3~4개의 영상을 보여줬는데 선수들의 반응이 좋았다. 잘 따라와 줘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지르카 콜림코바 뉴질랜드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한국이 (공의) 소유권을 가져간 게 달라진 부분이다. 경기를 수비적으로 펼치면서 라인도 내리게 됐다. 공간을 내줬다. 전반전이 끝나고 한국의 리듬이 바뀌었다. 스피드가 좋았고, 전체적인 조합도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고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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