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안한 출발···‘대장동 의혹’에 경고음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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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불안한 출발···‘대장동 의혹’에 경고음 켜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연합뉴스 

[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출발부터 빨간불을 만났다. 대장동 의혹으로 인해 '불안한 후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은 탓이다.

줄곧 과반을 유지해온 이재명 후보는 지난 10일 3차 슈퍼위크에서 28.30%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약 20%p가량 뒤처져왔던 이낙연 후보는 무려 62.37%를 득표했다. 경선 내내 압도적 승리를 거머쥐었던 이재명 후보가 크게 뒤진 셈이다.

결과 저변에는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이 있다. 이 후보가 지난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뒤 공영 개발로 추진한 1조1500억원의 초대형 규모 사업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행사로 ‘성남의뜰’이라는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당시 별다른 실적이 없고 출자금도 5000만원에 불과했던 화천대유라는 업체는 컨소시엄 주주로 참여해 3년간 500억원 이상 배당을 받았다. 이에 업체 소유자가 이 후보와의 관계로 인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후보는 의혹을 전면 부정하고 있지만, 민심은 해명에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대권 주자들과 지도부의 공세도 펼쳐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이재명 대장동게이트 관련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의 후보직 사퇴야말로 부정부패 척결의 시작이다. 이 후보가 모든 공직을 내려놓고 수사받는 게 바로 공정이고 정의”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당내에 ‘대장동 게이트 비리고발센터’ 운영을 결정하기도 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승승장구하던 이 후보가 (3차 선거인단에서) 28%, 이낙연 후보가 63%를 득표한 것은 비리 후보로는 안 된다는 민주당 대의원들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대선 경선 후보들도 힘을 실었다. 정의당 경선 후보인 심상정 의원과 이정미 전 대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해명이 충분치 않다고 공세에 나섰다. 심 의원은 지난 11일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그동안 큰 지지를 받은 것은 억강부약(때문이고), 그 중에서도 불로소득을 확실하게 잡겠다고 얘기했는데 이번 대장동 사건으로 최소한 부동산 투기를 잡을 능력이 없다는 것은 드러났다”며 “단군 이래 최대 공익 사업이라고 계속 얘기하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배우 스캔들의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씨도 가세했다. 그는 배우 김부선씨가 지난 13일 이 후보의 유세장을 쫓아다니며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김씨는 “어제 이재명 낙선운동을 선언했다”며 “이제부터 이 후보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핑계로 유세장에 얼마나 나올지, 안 나올지 몰라도 유세장마다 찾아다니면서, 쫓아다니면서 시위해야 하니까 체력이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2시간씩 마라톤을 다시 하기로 결심하고 나왔는데 쉽지 않다”며 “이재명은 아니다. 이재명은 절대 아니다. 저를 믿어달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11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부터 이재명 낙선운동을 선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민주당도 당내 전담 조직을 만들어 공세에 대응할 방침이다. 다만 대장동 의혹이 민심과 직결한 ‘부동산 이슈’인 만큼 이 후보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으로 억울할 수도 있다”면서도 “문제는 국민 여론이 이 후보의 억울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후보의 최측근이라 불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구속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지사직 사퇴 시점도 이 후보를 둘러싼 논란에 힘을 실었다. 이 후보는 당초 오는 18일과 20일 예정된 경기도 국정감사까지 마친 뒤 지사직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 후보의 이런 행보는 대장동 공세를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다만 비판도 커졌다.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직을 유지하는 이유는 다가올 수사를 방어하고 각종 자료 유출을 막기 위함이라는 지적이다. 

유승민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직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한다. 국정감사를 받고 대장동 비리 사건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실상은 다른 데에 있다”며 “그것은 대장동 비리의 실체를 은폐하고 축소시키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거기에 국민 혈세로 도지사직 유지하면서 편하게 선거운동 하는 것은 덤”이라며 “정말 이 후보의 몰염치의 끝은 어디일까. 민주당과 진보 인사 중에는 바른 소리 할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이재명 캠프 측 관계자는 1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차피 후보 등록하려면 도지사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언론이 왜곡된 얘기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본인이 직접 나서서 국민께 설명 드리지 못한 부분을 설명하고 사퇴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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