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號 출범 1주년…미래차 전략 '속도'

[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정 회장이 취임하면서 현대차는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그룹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가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취임 이전에도 과감한 외부 인재 영입과 글로벌 협업·투자 등으로 성과를 낸 정 회장은 자율주행과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등의 미래 사업 분야에서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수소사회 비전과 탄소중립…전 지구적 기후변화 위기 극복 위한 강력한 의지

정 회장의 지난 1년간 행보의 중심에는 수소가 맨 앞에 놓여 있다. 수소사회 비전과 탄소중립 실현은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의선 회장과 현대차그룹 의지의 일환이다.

정의선 회장은 그룹 내에서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가 가능한 기술적 수단들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려는 차원이지 않느냐"고 강조할 정도로 수소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이 개최한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행사는 정의선 회장이 그리고 있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을 구체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수소비전 2040'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기술, 수소모빌리티 등 청사진을 공개했다.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키로 하고, 무인 장거리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과 100 킬로와트(kW)급, 200kW급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시제품도 선보였다. 

이와 더불어 탄소 배출 저감에도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들은 기업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가입도 추진한다.

◇ 기술은 목적이 아닌 인간을 위한 수단…이동의 무한 진화, 상상의 현실화

수소사업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주목되는 또 하나의 축은 바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이다.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정 회장의 구상은 기업의 존재 이유를 새롭게 정의하며 현대차그룹의 민첩한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적 로봇 기업 보스톤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를 인수하고, 사내 로보틱스랩을 통해 자체 로봇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등 로보틱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분야로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하고, 올해 6월 M&A를 완료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출시한 4족 보행로봇 스팟(Spot), 연구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개발하는 등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 인지, 제어 등 종합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내년 중 최대 23kg의 박스를 시간당 800개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물류로봇 스트레치(Strech)를 상용화하고 제조, 물류, 건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돕기 위한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MEX)' 개발자들에게 "이 기술이 필요한 사람은 소수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분들의 꿈을 현실로 이뤄줄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중 누구에게도 이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인류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니 최선을 다해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협력해 스팟을 활용한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Factory Safety Service Robot)'을 개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이동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UAM 대중화 기반도 다지고 있다. UAM은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인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이란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중요한 축이다.

정의선 회장은 사내 UAM사업부 관계자들에게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구체적인 UAM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인다. 또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독보적인 효율성과 주행거리를 갖춘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도 추진한다.

UAM 이착륙장 관련 협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와의 업무협약을 비롯해 LA 등 미국 주요 도시, 싱가포르 등과 신규시장을 열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UAM 법인 설립, 항공우주 기술 개발 전문가 영입 등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술로 고객의 새로운 이동경험을 실현시키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 Mobility)에서 공개했다. 모셔널은 글로벌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와 협력해 2023년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활용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다.

모셔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네바다주에서 업계 최초로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 면허를 취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로 전기차, 수소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전동화에 속도

차량 전동화는 이동수단의 진화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 및 미래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인 해법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 융합으로 자동차를 경험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는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아이오닉 5, EV6, GV60를 차례로 출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 상품성, 안전성은 물론 V2L(Vehicle to Load) 등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차량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모델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총 8개 차종으로 구성된 수소 및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

기아는 2035년까지 주요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90%로 확대한다.

'이동의 진화를 통해 인류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 기아는 올해 4월 양사 모빌리티 서비스 역량을 결집,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본부를 신설했다. TaaS본부는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전략 수립, 기획·운영 등을 전담한다.

기존 모빌리티 서비스를 고객 입장에서 통합하고, 사용자 데이터에 근거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 도입으로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며, 다양한 기업이 참여해 협업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를 포함하는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도 중요시한다. 올해 초 협력사 '파트너십데이'(Partnership Day)에서 정의선 회장은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의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부품업체로의 성공적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 친환경 미래차 부품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국내 부품사를 위해 정부 및 금융계와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했다.

현대차그룹과 협력사들이 미래 비전을 소통 공유하는 '함께하는 미래'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국내 최대 규모 협력사 교육시설인 '글로벌 상생협력센터(Global Partnership Center)'를 건립했다.

협력 생태계를 스타트업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다양한 가능성을 현대차그룹의 신성장 분야와 연계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그룹은 제로원 1·2호 펀드를 출범시켜 모빌리티, 친환경차, AI, 커넥티드카 등 미래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 총 87개 협력사와 412개 스타트업(사내 스타트업 포함)이 ▲전동화 시스템(배터리, 연료전지) ▲스마트팩토리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 ▲IT·소프트웨어 등 폭넓은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 젊어진 현대차 문화 

정 회장은 도전적 동기부여로 내부 구성원의 창의적 사고, 자발적 몰입, 열린 참여 등 능동적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수석부회장 재임 시절부터 이어온 조직문화 혁신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유연 근무제, 복장·점심시간 자율화, 자율좌석제 등 자율성을 신장했고 직급체계도 통합했다.

임직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점프업 아이디어 공모전'도 매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공모전에는 '전기차를 충전하며 보내는 시간을 특별한 고객경험의 시간으로 재창조한 아이디어'와 '스마트폰 원격 제어로 차량을 살균할 수 있는 아이디어' 등 5000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모였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거점 오피스와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을 비롯해 '위드 코로나'에 대비한 근무형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판교, 성내 등 최근까지 8곳의 거점 오피스를 마련했고 다른 그룹사들도 거점 오피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클라우드 방식의 신 업무 플랫폼 도입 이후 효율적 재택 근무를 위한 시스템 고도화도 지속 추진 중이다. 또 두 차례 타운홀 미팅에 직접 참석해 구성원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취임 이후 현대차가 로보틱스 등 신성장 분야를 힘있게 추진하면서 미래차 시대를 리드하는 기업으로 탈바꿈됐다"며 "특히 허물없는 방식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는 젊은 마인드로 기존의 딱딱하고 경직된 현대차 문화에서 탈피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해결해야할 문제도 산적해있다. 노사문제가 대표적이다. 매년 임금을 둘러싸고 반복되는 현대차 노사분쟁으로 매년 1조원 가까이 손실을 보고 있다. 따라서 현대차 노사가 분쟁을 멈추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타협을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서로간의 주장만 내세우게 되면 2~3년 내에 국내 자동차업계의 위기는 불가피하다"며 "노사 간의 뿌리 깊은 갈등을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서로간의 소통을 통해 제대로된 정보 공유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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