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앤소울2’, 9년의 기다림 만족시켰나 [쿡기자가 해봤다]

‘블레이드앤소울2’, 9년의 기다림 만족시켰나 [쿡기자가 해봤다]
‘블레이드앤소울2’, 9년의 기다림 만족시켰나 [쿡기자가 해봤다]
쿡기자 프로필.   일러스트=문대찬 기자

[쿠키뉴스] 강한결, 문대찬 기자 = 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 앤 소울2(이하 블소2)'가 26일 자정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 게임은 2012년 출시된 ‘블레이드 앤 소울(블소)’의 정식 후속작이다.

무협 콘셉트, 동양풍의 일러스트가 특징인 블소는 출시 당시 개발기간 6년, 제작비 500억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기존 무협 MMORPG와 차별화된 그래픽과 시나리오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한때 동시 접속자 수 25만명을 기록했다. 또한 출시 당해 국내 게임업계 대표 시상식인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과 게임 사운드, 그래픽, 캐릭터 등의 부문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전작의 명성 덕분일까. 블소2는 출시 전부터 국내 게이머의 많은 기대를 받았다. 지난 2월 9일부터 진행된 사전예약에 총 746만명의 이용자가 몰렸다. 이는 ‘리니지2M’이 세운 국내 최다 사전예약 기록(738만명)을 뛰어넘은 수치다. 실제로 출시 전날인 25일에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하자마자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등극했다.

게임&스포츠팀 기자들은 블소2가 출시된 직후 게임을 플레이하며 소감을 나눴다. 2021년 하반기 최대 기대작 블소2는 어떤 게임일까.
‘블레이드앤소울2’, 9년의 기다림 만족시켰나 [쿡기자가 해봤다]
호쾌한 도끼의 타격감.   사진=강한결 기자

◇ 호쾌한 액션, 도전욕구 자극하는 회피 시스템

강한결: 우리가 정말 고대하고 기다렸던 블소2가 드디어 출시됐다. 첫인상부터 얘기해보겠다. 우선 나는 블소를 정말 재밌게 했던 유저다. 지난 2월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플레이 영상이 나왔을 때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다. 경공으로 스킬을 피하는 모습을 보고 설렜다.

실제로 액션과 타격감 등 조작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일단 올해 초부터 '그랑사가', '트릭스터m', '제2의나라', '오딘' 등 다양한 mmorpg가 출시됐다. 그중 단연 액션 자체는 가장 뛰어났다. 특히 횡 이동으로 적의 스킬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맘에 들었다. 사실 요즘 게임의 경우 기본 공격은 회피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나. 오랜만에 컨트롤 욕구를 자극하는 게임이었다.

문대찬: 동감한다. 확실히 엔씨가 액션에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결 기자 말처럼 최근 나온 게임들의 경우 보스 몬스터들의 공격 범위도 들쑥날쑥하고, 조작감도 좋지 않아서 수동 사냥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나. 그런데 블소2는 간단한 조작을 이용해 회피가 가능하더라. 내가 컨트롤에 자신이 있고, 빠르게 무공을 연계할 수만 있다면 캐릭터의 성장이 더뎌도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경우는 타격감이 조금 아쉬웠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을 원했는데 가볍더라.

아마 선택한 무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기공패(기공사)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붕대 뭐 이런 걸로 때리는 건 줄 알았는데 불과 얼음 등의 원소로 공격하는 원거리 딜러더라(웃음). 다른 게임들에서도 무지막지하게 들이박는 것보단 거리를 유지하면서 싸우는 걸 좋아해서 만족스러웠다. 결빙 등 군중제어기(CC)기를 보유한 직업군이라 파티 사냥에서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강한결: 난 도끼를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탱커 역할군을 선호하는데, 그중에서도 묵직한 타격감을 가진 캐릭터를 특히 좋아한다. 도끼는 타격감도 호쾌했고, 횡 이동 회피 외에도 방패로 공격을 막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서는 항상 탱커 직업군이 귀한 대접을 받는다. ‘상남자’ 이용자에게 도끼를 강력히 추천한다.

‘블레이드앤소울2’, 9년의 기다림 만족시켰나 [쿡기자가 해봤다]
초반부터 흑막이 드러나는 참신한 서사구조.   사진=강한결 기자

◇ 믿고 보는 명품 스토리텔링, 블소2서도 여전

문대찬: 스토리 얘기도 짚고 넘어가겠다. 전부터 게임얘기를 하다보면 한결 기자는 스토리를 매우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의미에서 한결 기자에게 블소2는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임을 아직 길게 즐겨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느끼기에 블소2의 초반부는 무협지의 클리셰를 따라가는 듯 했다. 초반 주인공이 흑화 하는 전개라던가, 흑막에 대한 힌트 같은 건 흥미로웠다. 내가 지나쳐 온 스토리를 다시금 들춰볼 수 있는 시스템이라던가, 모험을 통해 숨겨진 스토리를 찾고 이야기를 더하는 ‘야화’ 요소 등 엔씨가 스토리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졌다.

강한결: 대찬 기자 말대로 아직은 스토리를 많이 진행하지 않아서 조금 더 해봐야 판단할 수 있겠다만, 나 역시 초반 진행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수려한 시네마틱 영상도 스토리 몰입도를 도왔다. 아, 그리고 NPC와 대화를 할 때 주인공이 조금이지만 말을 한다는 부분은 굉장히 신선했다. 원래 대부분의 게임에서 주인공은 과묵하지 않나.

사실 스토리에 대한 믿음은 굉장히 크다. 전작인 블소 자체가 워낙 '스토리 갓겜'이었으니까 말이다. 참고로 블소에서 나는 ‘진서연’의 서사를 굉장히 좋아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매력적인 빌런 서사가 나오길 바라본다.

‘블레이드앤소울2’, 9년의 기다림 만족시켰나 [쿡기자가 해봤다]
동양풍의 전반적인 풍경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래픽 퀄리티는 아쉬웠다.   사진=문대찬 기자

◇ 분명 무협풍은 맞는데…그래픽은 다소 아쉬워

문대찬: 액션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그래픽 부분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가 함께 PC로 먼저 플레이 하지 않았나. 처음에는 조금 실망했던 것도 사실이다. 트레일러나 홍보 영상에서 봤던 것보다는 다소 모델링, 텍스처 품질이 떨어져 보였다.

물론 벚꽃이 만발한 지형과 중국 장가계를 연상시키는 바위산들이 눈길을 끌긴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애매하다는 생각이다. 개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고품질의 그래픽도 아니다. 앞서 경쟁사들이 발표한 오딘과 제2의나라 등의 신작들이 그래픽에서 호평을 받았기 때문인지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다.

강한결: 오늘 우리 의견이 전반적으로 잘 맞는 것 같다. 한 마디로 표현해 아쉬웠다. 컷신과 시네마틱 영상은 깔끔했고, 전반적인 풍경도 화사했다. 다만 나도 모르게 자꾸 블소의 그래픽과 비교하게 되더라. 전작에 비해 다소 텍스처가 단순해진 느낌이랄까. 모바일과 pc 동시 구동을 위한 최적화를 위해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물론 조금 더 단순화된 그래픽을 선호하는 이용자라면 충분히 마음에 들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 경우는 이전에 전작을 했기에 블소만의 색깔이 조금 사라진 것 같아서 더 아쉬움이 느껴진 부분도 있다.

‘블레이드앤소울2’, 9년의 기다림 만족시켰나 [쿡기자가 해봤다]
모바일 환경에서 깨지고 뭉개져버린 시네마틱 영상.   사진=문대찬 기자

◇ PC와 모바일의 괴리감…최적화 문제 해결은?

강한결: 블소2는 기존 엔씨 게임이 그랬던 것처럼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한다. 아직 모바일로는 플레이를 해보지 않았는데, PC로 했을 때는 최적화가 잘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PC 플레이의 경우 키매핑과 조작감이 준수한 편이다. 엔씨가 워낙 자체 플랫폼 퍼플을 잘 만들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UI(유저 인터페이스)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전반적인 틀은 굉장히 정리가 깔끔히 잘된 편이지만, 아이템에 대한 정보가 다소 부족한 편이다. 블소를 해본 이용자라면 회복 물약과 아이템의 부가효과를 모를 가능성이 높다. 나중에는 알게 됐지만, 아이템 정보를 찾는 것을 한참 헤맸다.

문대찬: 우선 최근 나온 몇몇 게임들은 UI가 어수선했는데, 블소2는 상대적으로 간소화 돼있었고 직관적이었다. 다만 한결 기자 말대로 아이템 등에 커서를 가져다 댔을 때,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게 아쉽더라. 예를 들어 HP 물약이 피를 얼마나 채워주는지 조차 알 수가 없다. 이 부분에선 조금 더 친절함이 필요하다.

강한결: 모바일의 경우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이 있더라. 일단 큰 화면에서 키보드로 조작하는 것과 상대적으로 작은 스마트폰 액정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분명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바일로 플레이한 대찬 기자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하다.

문대찬: 할 말이 많다. 나는 갤럭시10e를 쓰고 있는데, 시작부터 문제에 봉착했다. 서버 로그인, 캐릭터 생성 과정부터 프레임 드랍에 시달렸다. 시네마틱을 보는 데도 어려움이 있을 정도였다. 타격감도 확실히 PC버전보다 맛이 덜했다. 제일 치명적인 단점은 조작감이다. 우려대로 모바일에선 정밀한 조작이 힘들다. 자동사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솔직히 말해서 내 폰의 스펙은 결코 나쁘지 않다. 엔씨 측에서 왜 블소2를 PC 기반의 게임이라고 소개했는지 알겠다. 블소2는 꼭 PC로 하길 바란다.

‘블레이드앤소울2’, 9년의 기다림 만족시켰나 [쿡기자가 해봤다]
시즌패스를 구매하면 영석 버프를 28일동안 받을 수 있다.   사진=강한결 기자

◇ ‘아인’은 없는데 ‘영기’는 있다?

강한결: 마지막으로 다뤄볼 것은 BM(비즈니스 모델)과 관련된 내용이다. 이 부분은 어느정도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문대찬: 게임을 길게 하지 않고서는 섣불리 말하기 힘들다. 다만 소울 소환, 무기 도감 등 매우 익숙한 BM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지나친 과금 유도가 우려되는 건 사실이다. 거래소에서 아이템을 신석으로 교환할 수 있거나, 플레이 포인트 등의 존재 등 최대한 중·소과금 유저들을 배려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나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저렙 사냥터에서부터 PK가 실행되던데, 결국은 과금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아닌가 싶다.

강한결: 소울·수호령 뽑기는 기존 MMORPG와 비슷한 형태이니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무기 도감과 인연, 펫 모음의 경우 오히려 과금 유저와 무·소과금 유저의 간극을 줄여주는 시스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영기'다. 리니지를 해본 유저라면 아인하사드의 축복, 소위 아인이라 불리는 아이템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경험치, 아데나, 아이템 획득 효과를 늘려주는 버프인 아인은 게임을 할 때 꼭 필요한 버프다. 아인을 쓰지 않으면 사실상 스펙 업이 매우 어렵다. 그런데 블소2에도 아인과 쏙 빼닮은 영기가 존재한다.

물론 3만3000원의 시즌패스를 구매하면 28일간 영기 걱정 없이 게임을 할 수 있지만, 무과금 유저의 경우 격차를 따라잡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약 영기를 올려주는 아이템을 파밍으로 얻을 수 있다면 모를까 구매로만 얻을 수 있다면 BM부분에서는 분명 부정적인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논란이 이어지자 엔씨소프트는 27일 기 사용 유무와 상관없이 비각인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게 시스템을 개편했다)

문대찬: 오늘 이야기를 바탕으로 블소2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내려보자. 개인적으로 엔씨의 야심작이라 기대를 많이 했지만, 아쉬운 구석이 많은 건 사실이다. 무협을 기반으로 한 장르는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이 장르만이 가진 매력과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데는 다소 미흡했던 것 같다. 5점 만점에 3점 주겠다.

강한결: 나 역시 이전의 블소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많이 든다. 특히 그래픽 부분은 다소 다운그레이드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액션과 컨트롤 부분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받아서 3.5점을 주겠다.
블소2, 9년의 기다림 만족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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