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댐 수해 원인 보고서 ‘꼼수’?… 김웅 ‘책임 회피 정황 확인’

발표 직전 ‘댐 관리 규정’ 개정… ‘문제없다’ 보고

지난해 댐 수해 원인 보고서 ‘꼼수’?… 김웅 ‘책임 회피 정황 확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신민경 인턴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가 지난해 댐 수해 책임을 피해가려는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4일 지난해 댐 수해 원인 조사용역 보고서를 마무리하기 직전에 수공에서 ‘댐 관리 규정’을 개정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홍수 직전 댐별 운영상황에 따르면 용담댐은 약 107시간, 합천댐은 약 34시간, 섬진강댐은 약 21시간 동안 홍수기제한수위를 초과해 운영했다.


하지만 ‘댐 하류 수해원인 조사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조사용역 보고서에는 ‘댐 관리 규정’ 상의 홍수기제한수위, 계획방류량 등을 준수했다고 적시돼 있다.

환경부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조사용역 보고서 마무리 직전이었던 지난 6월 9일 ‘댐 관리 규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이전 규정은 댐수위를 홍수기제한수위 이하로 유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개정 이후는 홍수기제한수위 이하로 저하될 때까지 방류하도록 해 제한수위를 초과해도 댐 운영상 문제가 없다.

미처 개정하지 못한 환경부 ‘댐과 보 등의 연계운영 규정’에는 홍수기제한수위를 준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결국 홍수기제한수위 초과 운영은 명백히 댐 관리 위반인 셈이다.

홍수기 시작인 6월 중순부터는 일반적으로 상시만수위(이수목적으로 활용되는 부분의 최고수위)보다 현저히 낮은 수위로 댐을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홍수기에는 용담댐, 합천댐, 섬진강댐 모두 약 90% 이상 가득 채워 댐을 운영했다.

홍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반드시 사전 방류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관리 주체인 수공과 책임부처인 환경부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게 김 의원 지적이다.

환경부 훈령에 따르면 홍수통제소는 필요한 경우 홍수 조절에 필요한 조치를 지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며 환경부 책임을 명시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최종 보고서에 구체적인 책임소재를 명시해야 나중에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이 가능하다”며 “댐 운영과 관리 주체인 환경부, 수자원공사에 대한 책임 여부를 명확히 따져야 하고 조사가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조사위원들에게 환경부와 수공의 압박이 없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meds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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