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대만 남았다…쿠팡 화재, 엿새 만에 완전 진화

뼈대만 남았다…쿠팡 화재, 엿새 만에 완전 진화
1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1.06.18.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엿새 만에 완전히 진압됐다.

소방당국은 22일 오후 4시12분 잔불 정리 작업을 완료하고 완전 진화를 선언했다. 지난 17일 불이 시작된 지 130여 시간 만이다.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 12만7178.58㎡에 달하는 물류센터 건물은 모두 불에 타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건물 안에 있던 1620만 개, 부피로 따지면 5만3000여㎥에 달하는 적재물과 이를 포장하는 종이와 비닐 등도 전부 탔다.


이번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건물이 가입한 재산종합보험의 보험 가입금액이 4015억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액이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화재는 17일 오전 5시20분쯤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 전선에서 처음 불꽃이 이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혀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날 오전 5시36분 화재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진압에 나섰으나 건물 내부에 가열물질이 많아 쉽게 꺼지지 않았다. 큰불은 화재 이틀째인 19일 잦아들었다. 소방당국은 같은날 낮 12시25분 경보를 1단계로 내리고, 20일 오후 3시56분에는 경보령을 해제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는 지난 2월 외부 전문기관에 받은 자체 소방점검에서도 화재 탐지와 소화 설비 등 277건을 지적받았다. 감지기 불량과 오작동, 파손 등 스프링클러 관련 사항이 60건으로 가장 많았다. 

소방당국은 지적사항에 대해 지난 3월 시정명령을 내렸고, 대부분 개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을 목격한 노동자들은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특히 물류센터 관리자들이 직원의 화재 신고 요청을 묵살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쿠팡 덕평물류센터를 관리하는 보안시스템업체 조은시스템은 이날 입장문을 내 “당시 보안요원을 조사한 결과 ‘불난 거 아니니 신경 쓰지 마라’ 등의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보안요원은 ‘예 알겠습니다. 확인하겠습니다’고 말한 뒤 곧바로 무전을 통해 당시 조장에게 화재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과 내주 중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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