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욱일기 상품 판매'로 설왕설래…'불매 로켓'에 불붙나

위메프·지마켓 등 다른 업체선 검색 안돼
논란 일자 욱일기 디자인 제품 대한 판매 중단

쿠팡 '욱일기 상품 판매'로 설왕설래…'불매 로켓'에 불붙나
쿠팡 사이트서 판매 중인 상품 캡처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디자인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이전부터 여러 차례 같은 지적이 제기됐음에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쿠팡의 모습에 소비자들은 실망감을 쏟아냈다. 다만 일각에선 오픈마켓 특성상 사전적으로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쿠팡 홈페이지에서 욱일기가 새겨진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장기' '욱일기'로 검색하면 노출되지 않지만 '히노마루' ' 'rising sun flag'로 검색하면 구매 가능한 제품이 뜬다. 이들 제품은 모두 해외 배송 제품으로 쿠팡 자체 판매가 아닌 오픈마켓 판매자 등록 상품이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사용했던 전범기다. 일본이 적을 제압한 후 입성 행진 때 내걸거나 최전선에서 점령 표시로 욱일기를 사용한 만큼 일본의 제국주의 정책으로 고통받은 국가들은 이 표식을 군국주의의 상증으로 여기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욱일기는 해상자위대 자위함기와 육상자위대 자위대기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정서 역시 욱일기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연예인들이 욱일기 디자인의 의상, 액세서리를 착용하면 고의건 아니건 비난이 쏟아졌고, 이같은 패턴의 로고, 게임, 광고 등이 세간에 알려질 때마다 거센 비판이 뒤따랐다. 

이런 가운데 쿠팡에서 욱일기 상품을 판매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문제는 욱일기 관련 제품이 온라인에서 판매된 것이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8월과 12월에도 욱일기나 가미카제 관련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미카제는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군비 부족으로 미군 상륙을 막아낼 힘이 떨어지자 폭탄을 장착한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한 일본군 특공대다.

당시 쿠팡 외에도 위메프, 지마켓 등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이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나 공분을 샀다. 

반년이 지난 현재 위메프, 티몬 등 쿠팡이 아닌 다른 이커머스 업체에선 욱일기 관련 상품은 검색되지 않는다. 'rising sun flag' 등 쿠팡과 같은 검색어를 입력해도 노출되는 상품을 찾긴 어렵다. 

쿠팡 '욱일기 상품 판매'로 설왕설래…'불매 로켓'에 불붙나
쿠팡 홈페이지 캡처
논란이 일자 쿠팡 측은 이를 의식한 듯 욱일기 제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쿠팡은 모니터링을 통해 부적절한 상품들에 대한 판매 중단 조치를 하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에 많은 상품이 수시로 등록되는 과정에서 몇몇 문제가 된 상품들을 거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와 '새우튀김 악성리뷰 사태'로 알려진 쿠팡이츠의 부적절한 응대 논란으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쿠팡 탈퇴와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쿠팡은 욱일기 관련 상품 판매로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누리꾼들은 "다른 쇼핑몰이 아닌 쿠팡에서만 욱일기 판매 상품이 있다는 건 쿠팡이 커진 외형에 비해 얼마나 (관리가) 허술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요즘 쿠팡 왜 이러나" "판매자에게 수수료 받고 플랫폼을 운영하면 그만큼 관리 책임도 있다고 본다" 등 의견이 나왔다. 

다만 일각에선 오픈마켓 특성상 쿠팡에 모든 책임을 전가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쿠팡이 (자체적으로) 판매한 게 아니라 개인 판매자가 판 것"이라며 "쿠팡이 그 많은 상품을 다 검열할 수 없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공적인 행사나 상징이 아닌 한 개인이 판매하는 것까진 규제하기 힘들 듯" "작정하고 판매하려고 덤비는데 어떻게 바로 삭제하나" "누가 봐도 악의적으로 올린 듯" 등 반응을 보였다. 

jihye@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